'역학 조사 방해' 신천지 대구교회 2심..12월8일 결심

기사내용 요약
검찰 "사실관계 변경 없이 공소장 변경"
변호인 "공소장 변경해 처벌하는 건 잘못"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명단을 고의로 누락·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지법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1.02.03.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들의 항소심 결심 공판이 12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양영희)는 13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 지파장 A(52)씨 등 8명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항소 이유 논리는 크게 3가지다. 역학 조사 방법 자체가 일시적인 규정이라는 논리와 정보제공 요청이 역학 조사를 검증하는 활동이라는 취지의 논리, 마지막으로 이번에 추가한 역학 조사 방법이 시행령에 한정된다고 하더라도 허위자료 제출로 인해 역학 조사 방해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역학조사 방해행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며 "적용 법조를 추가하고 내용 변경했고 사실관계는 변경 없이 공소장을 변경했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이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증언 내용이 담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3차 항소심 공판 조서도 제출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장 변경은 실질적으로 역학 조사에 방해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이 주 내용으로 판단이 된다"며 "그렇다면 그 결과 책임을 묻는 것인데 이는 범죄자가 생기면 그 범죄자를 어머니까지 처벌해야 하는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역학 조사, 방역법에 해당해야 하는 데 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을 주 이유로 삼아 공소장을 변경하고 처벌하고자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권 부본부장이) 입법 취지 등을 증언했다고 한다. 입법 취지도 중요하게 검토돼야겠지만 입법 취지에 대한 증언 한마디로 인해서 법률의 해석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2020.05.28. ppkjm@newsis.com

권 부본부장은 8월 24일 수원고법에서 진행된 이 총회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 참석해 "한 방역당국 간부가 공유한 (신천지 예배 모습이 담긴) 시사프로그램 영상을 봤는데 상당히 밀집된 환경에서 오랜 시간에 (감염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됐을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어 "방역당국이 일일이 설문조사를 진행하기엔 역학조사 인원이 한정돼 있고, 역으로 역학조사관이 감염에 노출될 염려도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때 빨리 검사를 시행해 확진자가 나오면 격리 입원 등 조치를 취해 지역사회 추가전파를 막아야 했다"며 "전체 교인명단을 파악해 PCR(유전자증폭)검사를 하고 31번 환자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제일 먼저 발생한 환자를 찾은 뒤 그 경로를 끊어야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며 다음 기일에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했다.

결심 공판은 오는 12월8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다대오 지파장 A씨 등은 공모해 신천지 대구교회 전체 교인 9785명에서 선별된 성인 교인 132명 등을 제외한 총 9293명의 교인명단을 제출해 역학조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31번째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 소속 교인으로 밝혀지자 대구 남구보건소, 대구시 및 질병관리본부 산하 방역대책본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2월19일 대구교회에게 ‘교회에서 관리하는 전체 교인명단’의 제출을 요구했다.

대구교회는 전체 교인 9785명 중 학생회 360명과 제외 대상 선별 성인 교인 132명 등을 제외한 9293명의 교인명단을 제출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천지 대구교회 역학조사를 위해 행정인력과 경찰관이 투입된 12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일부 층에 불이 켜져 있다. 2020.03.12. lmy@newsis.com

앞서 1심 재판부는 "대구교회의 전체 교인명단 제출요구는 방역 당국이 역학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명단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역학 조사 그 자체라기보다는 역학 조사 전 단계의 사전 준비행위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대구교회 전체 교인명단 제출요구는 감염병예방법 및 시행령에 규정된 역학 조사의 내용 및 방법에 관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 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교인명단을 제출한 행위가 위계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들에게 위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인 직무 집행을 방해했음을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대구시가 이만희 총회장과 신천지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1000억원 손해배상소송은 지난해 6월18일 소장이 접수된 후 아직 첫 공판 기일조차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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