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산하 LX, 골목상권에서 사업했다.. 무색해진 '상생'

김나경 2021. 10. 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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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신사업 분야 실적을 위해 지형도면 작성 등 중소·영세업체가 맡아야 할 영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지형도면 시장이 관련 영세 중소업체 사업영역이라는 점이다.

LX가 지형도면 사업을 추진하는 법적 근거도 제각각이다.

지난해 LX가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형도면 제작 사업 법적 근거는 '국가정보기본법'이라고 돼 있지만 올해 제출한 자료에는 '공간정보관리법'이라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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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 '골목상권' 지형도면 사업 3년간 26.9억원 수임
공공기관이 '심판' 아닌 '선수'로.. 적정성 논란
LX "법적 근거 충분.. 민간 활성화·상생 지원"
전문가 "공기관 업무 변경 시 민간 시장 영향
'경쟁중립성' 확보 위한 법령 개선할 때"
LX한국국토정보공사.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신사업 분야 실적을 위해 지형도면 작성 등 중소·영세업체가 맡아야 할 영역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마치 대형마트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즐비한 골목상권을 침해한 게 아니냐는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본지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X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지형도면 작성과 관련해 약 27억원어치 사업을 따냈다. 건수만 해도 637건에 달한다. 지형도면 작성에 필요한 측량용역까지 더하면 실제 사업규모는 더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형도면은 지형도에 지적도를 더해 토지이용의 규제 범위를 표시한 지도로 부동산 거래 등에서 중요한 자료로 사용된다.

문제는 지형도면 시장이 관련 영세 중소업체 사업영역이라는 점이다. 지형도면과 같은 지도제작은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돼있다. 당초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선정한 업종에 공공기관이 뛰어드는 바람에 상생협력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에 LX측은 지적측량업도 업무수행이 가능하기에 중소기업적합업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게다가 LX는 지자체와 계약할 때 민간지적측량업자와 공정한 경쟁없이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돼 특혜 논란도 예상된다.

LX가 지형도면 사업을 추진하는 법적 근거도 제각각이다. 지난해 LX가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형도면 제작 사업 법적 근거는 '국가정보기본법'이라고 돼 있지만 올해 제출한 자료에는 '공간정보관리법'이라고 명시돼 있다. 같은 사업을 하는데 서로 다른 법적 근거를 들고 있는 것이다. LX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와 내부 사업보고서에 표기한 지형도면 사업 분류가 다르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산업분야 상생이 화두인 만큼 민간 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이 공익을 명분으로 민간 영세분야까지 확장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정균 스마트국토연구소 박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연합(EU)는 공공기관이 업무를 신설·기획·변경할 경우 민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반영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경쟁중립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제 경쟁중립성 제도화를 검토할 때"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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