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유대인 뺨치게 일한다"..글로벌 사모펀드 꿰차는 웃픈 비결
이규성·김수이·마이클 채..
굵직한 거래로 실력 증명해
탁월한 근면성도 업계서 호평
◆ 레이더 M ◆
주요 해외 PEF 운용사 요직을 한국계 투자 전문가가 속속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의 국제 금융시장 참여 비중이 높아짐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PEF 업계는 금융시장 어느 파트보다도 근면성이 중요하게 요구되는 만큼 과로도 불사하는 한국계 특유의 근무 태도가 요직을 차지하게 만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칼라일그룹은 이규성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칼라일은 운용자산(AUM)이 300조원을 넘는 글로벌 대표 PEF 운용사다. 이규성 씨는 2018년부터 칼라일그룹 공동 대표를 맡은 지 2년 만에 단독 대표 자리를 꿰찼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앤드컴퍼니 등을 거친 그는 2013년 칼라일그룹에 합류했다.
세계 최대 PEF 운용사 블랙스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17년부터 한국계인 마이클 채가 맡아왔다. AUM이 700조원에 달하는 블랙스톤은 최근 한국 사무소를 다시 개설하고 아시아 지역 투자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올 7월엔 AUM이 400조원을 넘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사모투자(PE) 부문 대표로 한국계 김수이 씨를 임명했다. CPPIB PE 부문은 각종 PEF에 출자자(LP)로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여러 투자 분야 중 유독 PEF 업계에 한국계 대표가 많은 건 우연일까. M&A 전문가들에 따르면 PE 업계는 한국인이 활약하기에 유리한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세계적인 PEF 운용사에서 일했던 한 투자 전문가는 "PEF 업무는 엄청난 천재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로켓 사이언스(고도의 지능을 요하는 일)'가 아니라 성실함이 요구되는 분야"라며 "같이 일해보면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대인과 비슷하게 근면하게 오래 일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3대 PEF 운용사에는 하루에도 투자설명서가 100개씩 쏟아진다"며 "영업력이 중요한 투자은행(IB) 업계와 다르게 '엉덩이 싸움'이 더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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