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전공이 안과에?!'..보직·편제 다른 군의관 최소 7명

軍 "실제 진료는 자기 전공대로..병원별 진료 수요 따라 배치"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 앞에서 군인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군에서 산부인과 전공 군의관이 안과에 배치되는 등 편제와 보직이 다른 경우가 이른바 '보직 미스매칭'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방부로부터 받은 '전문의 군의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소 7명의 군의관이 전공과 다른 진료과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상으론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의 경우 산부인과 전공자가 안과에, 한의학과 비뇨기과 전공자는 내과에 배치돼 있었다. 또 국군홍천병원에선 영상의학과 전공의가 신경과에 배치돼 있었고, 해군포항병원은 정형외과 전공의가 신경과에, 정신과 전공의는 응급의학과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군의관의 보직 미스매칭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엔 급성 백혈병 증상을 보인 고(故) 홍정기 일병이 피부과·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가진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다가 치료 적기를 놓쳐 결국 사망에 이른 적이 있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군 안팎에선 "전공에 부합토록 군의관 보직 배치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 대한 충분한 의료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정원 충원에만 급급한 현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조 의원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현재 군의관 편제와 보직을 다르게 운용 중인 사례가 일부 있으나, 실제론 전공과 다른 진료를 담당하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군병원 진료과별 정원과 보직에 차이가 있어 일부 군의관이 '서류상' 전공과 다른 과에 배치돼 있지만 각 군병원에선 자신의 전공과목을 진료토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편제와 보직에 일부 차이가 있는 건 병원별 진료 수요 때문"이라며 "안과 환자가 많은 곳에선 안과 전문의를 산부인과 직위에 보직해 안과 진료를 보게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군의관이 전공과 다른 직위에 배치돼) 대체된 과목에 대해선 진료공백이 최대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며 "필요시 해당 과목 진료가 가능한 관리직(진료부장)이 진료를 담당토록 하거나 인근 민간병원을 이용토록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