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승복, 이제 관심은 '文대통령·이재명' 회동..언제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무효표 논란'을 촉발한 특별당규에 대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낸 가운데, 여권의 관심은 이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만남에 쏠리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당무위원회 결정을 존중하고,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힌만큼 어수선한 분위기 수습을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과 이 지사 만남이 가급적 빨리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 지사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후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이재명 지사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 경선 절차가 원만하게 진행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친 다른 후보들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과거 대통령들이 같은 당적의 차기 대선 후보들의 요청에 따라 회동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회동이 이뤄질 것이란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1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이 지사 당선 이후에 축하 메시지를 냈는데, 전화 통화나 만남의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최근에 면담 요청이 있었고,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이 지사의 만남 요청에 대해 사실상 수용의사를 밝힌 것으로 본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4월29일 대선 후보 확정 2일 만에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회동을 가졌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9월2일 대선 후보 확정 13일 만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만났다. 모두 대선 후보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이런 전례에 비춰봤을때 빠르면 이번주 안에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당내 '비주류' 출신인 이 지사가 대선 후보가 됐기 때문에 이 지사 입장에선 '친문' 세력과의 연대를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4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본선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7년 촛불 정국 당시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거센 비판으로 '친문'과 거리가 멀어졌던 이 지사로서는, 향후 정계개편 구상 등까지 고려했을 때 '현재 권력'인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이 지사는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에서도 "김대중 대통령님의 신념, 노무현 대통령님의 열정, 문재인 대통령님의 마음으로, 정치에 임하겠다"며 "내년 3월 9일 반드시 승리하겠다. 그리고 두 달 후 대통령 취임식장에 문재인 대통령님과 굳게 손잡고 함께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 입장에선 정권의 아픈 손가락인 부동산 문제와 연결된 '대장동 의혹'이 이 지사 측을 향하면서 만남의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18일과 20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함으로써 대장동 사태를 정면돌파하기로 한 만큼 국감을 통해 각종 의혹들이 어느 정도 해소된 후 만남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밖에 야권의 정치적 중립 시비 등을 고려해 여야 대선후보와의 만남, 야당 후보 단독 만남 가능성 등도 있다. 실제 대통령이 야당 후보를 초청한 사례도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10월25일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를 후보 확정 59일 만에 청와대로 초청한 바 있다.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의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총재는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를 김 대통령과의 회담 조건으로 제시하고 김 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까지 촉구해 관계가 껄끄러워지면서, 회동은 야당 후보 단독으로만 이뤄졌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문 대통령과 이 지사의 회동 가능성을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하는 자리인데 특정 당 후보와 비밀회동 하는 것은 대통령이 대선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대장동 게이트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해놓고,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 후보를 만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면담 요청을 한 이 후보의 목적에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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