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얼굴' 새겨진 티셔츠 첫 공개.. 주민과 친근감 쌓기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프린팅한 티셔츠가 공식행사 석상에 처음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고지도자의 얼굴을 절대적으로 신성시하는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얼굴이 의류에 그려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선대인 김일성·김정일의 경우 얼굴이 새겨진 뱃지를 제작·배포해 주민들과 친근감을 쌓은 것과 대조된다. 유례없는 경제난 속에서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통해 최고지도자와 주민 간 친근감을 조성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3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방발전전람회’ 영상에 김 위원장의 얼굴을 프린팅한 티셔츠가 등장했다. 행사 개막 주악 부분에서 애국가 지휘자가 흰 바탕에 김 위원장 얼굴이 흑백으로 새겨진 반팔 티셔츠 복장을 하고 있었다. 연주단원들도 단체로 김정은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그려진 의류가 공식행사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최고지도자를 신격화하는 북한에서 김 위원장 얼굴이 그려진 복장은 극히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 얼굴이 담긴 매체 등 훼손은 최고 존엄 모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김 위원장의 얼굴을 프린팅한 티셔츠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지만, 북한 내에서 이런 의류는 그동안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일부 서구식 방식을 따라하는 것으로 북한은 지난해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그린 티셔츠를 생산하고, 주민들이 이를 입고 다니는 사진을 홍보하기도 했다.
또 ‘3중고’ 속에서 지도자와 주민 간 친근감과 친밀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올해 집권 10년차인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와 달리 자신의 얼굴이 들어간 뱃지를 제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관공서와 가정집에는 여전히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가 벽에 걸려 있다.
김정은의 경우 출생지와 재일교포 출신 모친 고용희의 존재 등 가계 우상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뱃지 제작보다 주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우선 제작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올해 ‘코로나 19′ 방역 강화로 김정은의 지방 현지시찰이 전무한 상황에서 주민들과 직접 대면 기회가 없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쿠바의 체게바라,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 등 사회주의 계열 국가에서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등 상품이 종종 등장하는 편이다. 다만 북한 시각에서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일정 수준의 ‘훼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김정은 얼굴 티셔츠가 유행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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