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번호유출'에..개인정보위 "손배 대상 될 수 있어"(종합)

김성진 2021. 10. 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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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정무위 국정감사서 '오징어 게임' 번호 유출 논란 지적
윤종인 "손해배상 대상 되지만 현행법 상 유출은 아냐"
윤관석 의원 "개인정보위 너무 소극적…대책 마련해야"
열화상 카메라, CCTV, 다크웹 등 개인정보 관련 지적도

[서울=뉴시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2021.10.01 (사진=넷플릭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 노출 논란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분쟁조정위원회 구제 대상이나 손해배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13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유출은 아니라도 과실로 인한 노출은 있었다고 본다"며 "그 노출로 인해서 사실상의 피해가 발생했다면 분쟁조정위나 손해배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다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법 해석을 정확하게 하면 '개인정보처리 자의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며 "처리자로부터 유출이기 때문에, 이 유출은 사실은 유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유출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윤 의원은 "최근 모바일, SNS(사회관계망 서비스)가 활성화된 시점에서 연락처 하나만 알고 있으면 현실에서 개인정보가 특정되고 심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행법 때문에 구제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소극적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개선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넷플릭스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삶에서 궁지에 몰린 참가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서바이벌 게임을 다뤘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은 최근 일부 장면에서 전화번호가 노출되면서 논란이 됐다.

극중 의문의 한 남성이 삶의 벼랑 끝에 몰린 주인공들에게 준 명함에 실제 사용 중인 8자리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고, 이로 인해 해당 번호 사용자나 유사 번호 사용자들에게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이 계속 전달되면서 일상 생활에 피해를 입히게 된 것이다.

제작사 싸이런픽처스와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전화번호 노출과 관련, "상황의 원만한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화번호가 등장하는 일부 장면을 교체하는 것 역시 결정했다"면서 "여러분께 장난 전화나 메시지의 자제를 정중히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설치하는 열화상 카메라가 사용자 동의 없이 얼굴을 촬영해 저장하고, 외부로 전송하는 기능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등 보안과 개인정보 유출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열화상 카메라의 홍보비는 '제로'(영)"이라며 "대부분 국민들께서도 모르고 있을 텐데, 열화상 카메라가 동의 없이 얼굴을 촬영하고 저장하고 전송이 가능한 데도 기기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유통되는 주요 3개 제품 중 2개는 불필요한 통신 시도, 즉 저장 사진이 유출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유통되는 40개 제품 중에서 5개 제품은 수동으로 영상을 삭제하지 않으면 영상이 파기되지 않도록 설정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3. photo@newsis.com

윤 위원장은 "11월 중에 과기부와 협동해 광범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려고 한다"며 "열화상 카메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 수집 기기가 나타날 텐데 제조업자 수준에서 이를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제조업자와 연계해서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개선방안도 같이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사업장 내 노동자들에 대한 '디지털 근로감시'에 대해 지적했다. 배 의원은 "직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들이 폐쇄회로(CC)TV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위치 추적, 개인 사회관계방서비스(SNS) 모니터링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이러한 전자 기술 설치 또는 운용에서 40~50%는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노동감시 관련 인권침해 사례들을 예로 들며 "노동자 사용자 관계에서 이런 불합리한 조건들을 현실적으로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지적에 공감한다. CCTV를 설치할 때 개인정보보호법이든 근로자참여법이든 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위반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각지대를 메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과 협조해서 일탈이나 위법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비밀 인터넷 공간인 이른바 '다크웹'에서 카드정보가 마구잡이로 유출되고 있다며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주 우리나라 관련 신용정보를 검색해보니 180만장에 달하는 국내 카드정보가 유통되고 있었다"며 "국가코드 KR을 넣어서 H은행이 발행한 신용카드를 조회해봤더니 14만여 건이 표시됐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또 "주요 국가기관 10개를 집어넣어서 검색해 봤더니 3만8000여 건이 검색됐다. 검찰의 이메일이 1만개가 넘게 다크웹에서 유통 중에 있다. 또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 심지어 청와대도 나온다"면서 "자칫하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다크웹에서 개인정보가 유통된다는 사실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며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다크웹에서 개인정보 유통이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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