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위드 코로나' 청사진·로드맵에 대한 기대
10월 말 일상회복 청사진을 담은 실천 로드맵 발표
거리두기 등 핵심 방역체계 완화…'백신 패스' 검토
'위드 코로나' 단계 설정 및 총 소요 기간 결정
청사진·로드맵 통해 온전한 일상으로 복귀 희망
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지난해 1월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 9개월 만에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한 준비와 발걸음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및 분야별 민간위원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위원회는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일상회복의 청사진을 만드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확진자 발생 억제에 치중했던 방역체계가 위중증 환자 관리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게 '위드 코로나'라는 점에서 청사진을 통해 방역 체계 전환이 시작되면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청사진에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위드 코로나'의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이 포함될 예정이다.
민간합동 위원회는 13일 오전 열린 첫 회의에서 경제민생, 사회문화, 자치안전, 방역의료 등 4개 분과로 나뉘어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단계적·점진적'으로, '포용적'인 일상회복을, '국민과 함께' 추진한다는 3대 기본방향 기준도 정했다.
또 앞으로 각 분과위를 신속히 개최한 뒤 전체 위원회를 추가로 열어 10월 말에 '단계적 일상회복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김 총리도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19를 더는 미지의 공포가 아닌 통제 가능한 감염병으로 바꿔내고, 국민 여러분께 온전한 일상을 되돌려 드리는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마련할 실천 로드맵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코로나19 방역의 핵심인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과 사적 모임 인원 기준 완화와 관련한 내용일 듯싶다.
장기간 지속돼 온 방역조치로 피폐해진 시민들의 삶은 물론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고려해 조치 완화가 불가피하다는데 이미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대표 방안으로는 '백신 패스' 도입 여부다.
'백신 패스'는 일종의 보건 증명서로 백신 예방접종 완료자에게 음식점, 공연장 등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혜택을 주는 것이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보건 패스, 그린 패스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검토 계획이 나왔으나 예방 미접종자에 대한 기본권 침해라는 논란 등으로 아직 구체적인 범위나 대상 방법 등은 논의된 바 없다.
그러나 김부겸 총리가 이날 첫 회의에서 '백신 패스'에 대한 검토를 언급함에 따라 '위드 코로나' 청사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일상으로의 완전한 회복을 위한 단계와 총소요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을지도 위원회가 청사진에 담아야 할 중요한 문제다.
현재 '위드 코로나' 시작 시점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11월 9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역 당국은 그동안 '위드 코로나' 시작의 전제 조건으로 '전 국민 백신 접종 완료율 70%' 이상을 거듭 제시해 왔다.
13일 0시 현재 백신 접종 완료율은 총인구의 60.8%로 접종 진행상황을 고려하면 이달 23일쯤 70% 접종 완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후 2주간의 항체 형성 기간 등을 고려하면 11월 9일이 '위드 코로나' 시작 시점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 완료율 70%가 예상보다 좀 더 앞당겨질 수도 있어 '위드 코로나'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2021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1월 18일 이후 방역체계를 완화해야 한다는 상반된 주장 역시 제기하고 있다.
단계적인 일상회복 소요 시간과 관련해서도 3개월, 6개월 등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자영업자 측은 조속한 진행을 주장하고 있어 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또 '위드 코로나' 시작과 함께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방역 체계가 전환될 경우 신규 확진자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할지도 중요 논의사항이다.
정부는 '재택치료' 활성화 방안을 내놨으나 제도 안착을 위해선 확진자의 건강 상태 확인, 상태 악화 시 신속한 병원 이송 등 꼼꼼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이밖에 바뀌는 방역 체계에서 '신규 확진자 수'를 비롯한 주요 방역지표 발표를 어떻게 변경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베트남과 태국에 각각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10만 회분 및 47만 회분을 공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13일 해당 물량이 양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만 해도 백신 수급에 차질을 빚어 백신 확보가 가장 시급한 사안이었는데 이제는 이웃 국가에 백신을 공여한다니 'K 방역' 상황이 다시 나아진 듯싶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수는 1천명 대를 넘어 여전히 네 자릿수로 델타 변이를 주범으로 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아직 진행형이다.
다행인 것은 한글날 연휴가 지나면 신규 감염자가 3천명 대까지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급증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예방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유행도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위원회가 출범했다.
정부와 학계뿐 아니라 자영업자 대표 등 민관이 모두 참여하는 합동위원회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최선의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합의를 담은 청사진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위드 코로나'를 거쳐 일상으로의 온전한 복귀를 기대한다.
CBS노컷뉴스 윤석제 기자 yoonthoma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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