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사전에 우리말 올해 26개 등재..45년치보다 많은 이유는
이기욱 기자 2021. 10. 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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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 한국에서 유래된 영어 표제어 26개가 지난달 새로 등재됐다.
신 교수는 "등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영국 OED 편집자도 한국 콘텐츠를 자주 접하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하더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을 고유어로 등재했다는 것은 한국 문화가 그것을 수용하는 이들의 문화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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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 한국에서 유래된 영어 표제어 26개가 지난달 새로 등재됐다. 1884년 출간돼 11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영어권에서 사용돼온 단어 60만 여개를 수록하고 있는 OED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사전이다. 우리 말이 처음 등재된 것은 1976년. ‘김치(kimchi)’ ‘막걸리(makkoli)’ 등이 실렸다. 이를 비롯해 45년 동안 총 20개의 단어가 실렸는데, 올해 무려 26개의 단어가 한꺼번에 등재됐다. 이런 이례적인 일은 왜 일어난 것일까? 이유는 역시 ‘한국 문화의 힘’이다.
올해 이례적으로 많은 한국 단어가 등재 목록으로 선정되자 OED는 한국인 자문위원을 구해 등재를 진행했다. 5월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 요청을 받아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번 등재 단어 수는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올해 등재된 ‘치맥(chimaek)’ ‘먹방(mukbang)’ ‘언니(unni)’ ‘오빠(oppa)’ 등 단어는 한국의 문화 현상을 잘 보여준다. 이들 단어에는 한국 콘텐츠에 실려 세계로 전파됐다. 치맥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 퍼졌고, 먹방은 유튜브를 통해 국경을 뛰어넘는 시청자들을 모았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필리핀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와 예능의 영어 자막을 제작하고, 이 자막이 영국과 미국 등으로 흘러들며 한국 콘텐츠가 영어권 국가에 알려졌다. 국내 팬들이 주로 K팝 스타를 부르는 호칭인 언니, 오빠의 등재는 K팝의 위력을 보여준다.
신 교수는 “등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영국 OED 편집자도 한국 콘텐츠를 자주 접하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하더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을 고유어로 등재했다는 것은 한국 문화가 그것을 수용하는 이들의 문화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OED 등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문화의 전파 정도에 있는 건 아니다. 해당 단어가 신문이나 책 등의 문헌, 그리고 대중이 이용하는 SNS 등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됐는지가 최우선적 기준이다. 그에 따라 OED는 새로운 표제어를 등재하기 앞서 철저한 사전 조사를 진행한다. 다른 사전과 달리 한 번 등재한 단어를 절대 삭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등재 단어 중 문헌에 가장 늦게 등장한 먹방도 이미 해외에서 2013년부터 사용된 단어”라고 설명했다.
‘콩글리시(Konglish)’ ‘PC방(PC bang)’ ‘skinship(스킨십)’ 등 국내에서 영어와 결합해 만들어진 신조어가 영어 원조국의 사전에 등재됐다는 점도 특이하다. 신 교수는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문화를 가진 나라로서 언어를 대하는 우리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글의 우수성을 해치는 줄임말이나 합성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단어들이 오히려 한국적인 정서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언어는 문화와 함께 간다”며 “오징어게임의 ‘달고나’를 해외에서 그대로 받아들이듯이 우리도 외래어를 거부하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받아들이고 전파하는 것이 우리 문화를 알리는 길이다”고 전했다.
올해 이례적으로 많은 한국 단어가 등재 목록으로 선정되자 OED는 한국인 자문위원을 구해 등재를 진행했다. 5월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 요청을 받아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번 등재 단어 수는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영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올해 등재된 ‘치맥(chimaek)’ ‘먹방(mukbang)’ ‘언니(unni)’ ‘오빠(oppa)’ 등 단어는 한국의 문화 현상을 잘 보여준다. 이들 단어에는 한국 콘텐츠에 실려 세계로 전파됐다. 치맥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 퍼졌고, 먹방은 유튜브를 통해 국경을 뛰어넘는 시청자들을 모았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필리핀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와 예능의 영어 자막을 제작하고, 이 자막이 영국과 미국 등으로 흘러들며 한국 콘텐츠가 영어권 국가에 알려졌다. 국내 팬들이 주로 K팝 스타를 부르는 호칭인 언니, 오빠의 등재는 K팝의 위력을 보여준다.
신 교수는 “등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영국 OED 편집자도 한국 콘텐츠를 자주 접하면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하더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을 고유어로 등재했다는 것은 한국 문화가 그것을 수용하는 이들의 문화보다 영향력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OED 등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문화의 전파 정도에 있는 건 아니다. 해당 단어가 신문이나 책 등의 문헌, 그리고 대중이 이용하는 SNS 등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됐는지가 최우선적 기준이다. 그에 따라 OED는 새로운 표제어를 등재하기 앞서 철저한 사전 조사를 진행한다. 다른 사전과 달리 한 번 등재한 단어를 절대 삭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등재 단어 중 문헌에 가장 늦게 등장한 먹방도 이미 해외에서 2013년부터 사용된 단어”라고 설명했다.
‘콩글리시(Konglish)’ ‘PC방(PC bang)’ ‘skinship(스킨십)’ 등 국내에서 영어와 결합해 만들어진 신조어가 영어 원조국의 사전에 등재됐다는 점도 특이하다. 신 교수는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문화를 가진 나라로서 언어를 대하는 우리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글의 우수성을 해치는 줄임말이나 합성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단어들이 오히려 한국적인 정서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언어는 문화와 함께 간다”며 “오징어게임의 ‘달고나’를 해외에서 그대로 받아들이듯이 우리도 외래어를 거부하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받아들이고 전파하는 것이 우리 문화를 알리는 길이다”고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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