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징조" 한강 황금장어, 보름달 훤한 20일 밤 풀어준다

전익진 입력 2021. 10. 13. 15:18 수정 2021. 10. 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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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강에서 60년 만에 잡힌 희귀한 ‘황금 장어’가 한강으로 살아서 돌아가게 됐다. 어부들이 고심 끝에 황금 장어를 방생하기로 결정해서다.


지난 1일 김포대교 위쪽 한강서 잡혀


박찬수(63) 전 행주어촌계장은 13일 “지난 1일 오전 9시 30분쯤 김포대교 위쪽 한강에서 잡은 황금 장어를 곧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가을 ‘내림 장어’ 조업 활동 중 장어잡이 그물로 황금 장어를 포획했다.
황금 장어는 길이 55㎝에 무게 500g이다. 민물장어 중에서 큰 편이다. 가을에 산란하기 위해 강에서 바다로 나갈 때 잡은 장어여서 ‘내림 장어’로 부른다. 반대로 봄에 바다에서 민물로 올라올 때 잡은 장어는 ‘오름 장어’라고 부른다.
지난 1일 김포대교 위쪽 한강에서 잡힌 ‘황금장어’. 행주어촌계


“60년간 물고기 잡았지만, 황금 장어는 처음”


박씨와 함께 조업에 나섰던 어부 김순호(73)씨는 “60년 가까이 한강에서 물고기를 잡았는데, 이런 희귀한 장어는 처음 봤다. 일반적인 검은색 민물장어와 다른 ‘황금 장어’는 황금이 복과 재물을 상징하는 만큼, 길조(吉兆)인 것 같다”고 했다.
이완옥(어류학 박사)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장은 “이번에 잡힌 황금 장어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환경이 아니라 자연에서 포획된 개체인 점 등으로 볼 때 아주 드물게 관찰되는 돌연변이종”이라고 말했다. 황금빛 뱀장어는 지난 2017년 7월 충남 청양 금강지류에서도 포획된 바 있다. 당시 충남내수면연구소는 돌연변이종으로 추정했다.
지난 1일 김포대교 위쪽 한강에서 잡힌 ‘황금장어’. 행주어촌계


“길조인 만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


행주어촌계 어부 심화식(66·한강살리기비상대책위원장)씨는 “어부들과 주변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황금 장어가 복과 재물을 가져다주는 길조인 만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름달이 훤히 밤을 밝히며 밝은 기운이 가득한 오는 20일 보름날 한강에 방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어부들은 현재 황금 장어를 어선의 수조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당초 어부들은 이 황금 장어를 알코올을 담은 유리병에 넣어 어촌계 사무실에 ‘행운의 상징’으로 보관하기로 했었다. 한강의 길조로 시민의 품에 안긴 행운의 기회를 모두가 누리고 나눌 수 있도록 황금 장어를 영구 보관 전시할 계획에서였다.
지난 1일 김포대교 위쪽 한강에서 잡힌 ‘황금장어’. 행주어촌계


“서기(瑞氣·상서로운 기운) 지키려면 돌려보내야”


이은만 전 고양문화원장은 “황금 장어는 평화와 부귀의 서광이므로, 고양시에 온 행운, 서기(瑞氣·상서로운 기운)를 지키기 위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행주어촌계는 오는 20일 고양문화원과 함께 최초의 ‘한강행주 방생제’를 현대식에 맞춰 구성해 진행하며 황금 장어를 방생할 예정이다. 종교의식이 아닌 순수한 우리식의 방생제를 재구성할 계획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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