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걱정 없어요"..생분해 되는 세안용 마이크로비즈 나왔다

송경은 2021. 10. 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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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껍질 추출 천연물질로
미세 플라스틱 소재 대체
세정력도 1.2배 뛰어나
게 껍질 추출 천연물질로 만든 생분해성 마이크로 비즈. 해수 환경에서 1개월 내 90% 이상 분해된다. [사진 제공 = 한국화학연구원]
클렌징폼 같은 세안제의 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첨가했던 작은 알갱이인 '마이크로 비즈'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켜 최근 사용이 전면 금지된 가운데, 세정력은 높여 주면서도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새로운 소재의 마이크로 비즈가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박제영·오동엽 선임연구원과 황동수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을 활용해 생분해가 가능한 마이크로 비즈 신소재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마이크로 비즈는 최대 직경이 5㎜ 이하인 미세 플라스틱 입자로 화장품과 비누, 치약 등 생활용품에 첨가돼 글라이딩 효과나 세정력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사용 후에는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가 수질 오염은 물론 수생 동물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2017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미세 플라스틱 규제 관련 개정안을 고시하면서 세안용 화장품과 일부 구강용품에서의 마이크로 비즈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연구진은 해양 천연물질인 키토산 고분자를 활용해 단단한 구형의 '키틴 마이크로 비즈(키토 비즈)'를 제조하고, 키토 비즈의 뛰어난 오염물질 세정 성능을 확인했다. 키틴은 곤충, 갑각류 동물의 단단한 표피를 구성하는 성분으로, 본 연구는 게껍질의 키틴을 활용한 기술이다.

클렌징용 연마제로서의 키토 비즈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피부에 방수 아이라이너를 바른 뒤 이를 액체비누로 씻어내는 실험을 수행한 결과, 같은 힘으로 세정했을 때 마이크로 비즈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약 2배, 금지된 미세 플라스틱 성분인 기존 마이크로 비즈를 사용했을 경우보다 약 1.2배 빠른 속도로 얼룩이 제거됐다.

뿐만 아니라 키토 비즈는 표면에 존재하는 극성 부위 덕분에 중금속 이온까지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특성은 피부에 달라붙는 중금속을 함유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키토 비즈는 미생물 대사에 의해 자연분해되고, 특히 해수에서 1개월 내외에 90% 이상 분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기존 폴리에틸렌 성분의 마이크로 비즈는 전혀 분해되지 않았다. 박 연구원은 "키토 비즈는 생분해성과 세정력을 모두 가져 환경오염이 없는 착한 소재"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지 '그린 케미스트리' 9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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