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지구' 비극..기온 3도 오르면 8억명 물에 잠긴다
해상 도시가 되어버린 중국 상하이 루자쭈이(陸家嘴) 금융가, 3층 높이까지 물에 잠긴 영국 런던의 버킹엄 궁, 물 위에 홀로 솟은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이상 상승할 때 세계 주요 도시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기후변화연구단체 ‘기후 중심(Climate Central)’은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3도 높아졌을 때 물에 잠길 주요 도시 모습을 가상 사진으로 제작해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CNN에 따르면 연구팀은 각 도시의 고도 및 인구 데이터를 이용해 해수면 상승에 따른 피해 규모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지구의 해수면 상승은 평균기온 상승 폭에 따라 피해 규모가 갈렸다. 침수의 마지노선은 과학자들이 기후 재앙의 ‘티핑포인트’(갑작스러운 변화의 순간)로 정한 1.5도였다.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서면 작은 섬나라는 물속으로 사라지고, 전 세계 도시 곳곳이 물에 잠긴다. 현재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2도 올랐다.
연구팀은 이미 약 3억8500만 명이 침수될 땅에 살고 있다고 했다. 이마저도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고, 더는 기온이 오르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여기서 기온이 오르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진다. 그 폭이 1.5도 이하에 머무르면 5억1000만 명, 3도에 다다르면 8억 명이 피해를 본다. 전 세계 수억 명의 생활 터전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는 얘기다.
석탄소비 증가한 중국·인도, 해수면 상승 가장 취약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영향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침수 피해 지역 상위 10곳 중 8곳이 아시아에 위치했는데, 기온이 3도 오를 때 피해 인구가 6억 명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중국·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가 해수면 상승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혔다. 중국의 경우 2050년까지 평균기온이 3도 오르면, 2억 명이 침수 피해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지역은 모두 지난 몇 년간 석탄 소비가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석탄 사용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진다. 지난 9월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잔존하는 석유·천연가스의 60%, 석탄의 90%를 2050년까지 채굴하지 않고 남겨둬야만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낮추면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도 희망적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평균기온은 지금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중국이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제로)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홍수와 폭풍 등 극단적인 기후에 맞설 기반 시설을 마련하고,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도 기후변화 대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비용 감당이 어려운 저소득 국가의 피해는 더 불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극단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지구의 미래를 점점 위험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지구온난화 방어에 실패하면 전 세계 주요 해안 도시 수십 곳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유지하기로 한 파리 기후협정을 먼저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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