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에서 꾸준한 권순우의 비결은 '밸런스'

박소영 2021. 10. 1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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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24·당진시청·세계 56위)가 이제 확실한 한국 남자 테니스 에이스가 됐다.

난달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아스타나오픈에서 우승한 권순우가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순우는 지난달 아스타나오픈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처음 들어 올렸다. 지난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형택(45·은퇴) 이후 18년 8개월 만에 ATP 투어 단식 챔피언에 오른 한국인이 됐다. 이 우승으로 권순우는 지난주 자신의 개인 최고 순위인 55위를 기록했다. 권순우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제 점수는 100점 만점에 120점이다. 투어 대회 우승이나 50위대 순위를 달성할 줄 몰랐는데 이뤘다. 꿈같은 시간이었다"며 웃었다.

권순우는 매년 성장했다. 2015년 프로에 입문했고 2017년에는 그랜드슬램 대회 예선을 치르면서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누비는 투어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는 투어 대회 본선에 출전했지만, 거의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2019년에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들었고, 지난해에는 4주 연속 투어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올해는 프랑스오픈 32강에 오르면서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권순우의 꾸준한 성장은 '건강한 몸'에서 비롯됐다. 허벅지, 어깨 등 경미한 통증으로 경기를 기권한 적은 있지만, 아예 투어 생활을 중단한 적은 없다. 격렬하게 뛰는 테니스 선수들은 부상을 달고 산다. 골절, 인대 파열 등 큰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통으로 시즌을 날리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18년 1월 호주오픈에서 깜짝 4강을 기록한 정현(25)은 등, 허리, 발바닥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기권이 잦았고 올해는 코트에서 볼 수 없었다. 세계랭킹은 378위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아스타나오픈에서 우승한 권순우(가운데)가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다니엘 코치. 오른쪽은 김태환 트레이너. [연합뉴스]

그에 비해 권순우의 건강은 아주 양호한 편이다. 권순우는 "몸 상태는 항상 괜찮다. 크게 아픈 적이 없다"고 했다. 권순우와 함께 투어 대회를 다니는 김태환 트레이너는 "권순우 몸은 타고난 운동선수 몸이다. 어떤 운동을 했어도 별 탈 없이 잘했을 정도로 몸이 튼튼하다"고 했다. 김 트레이너는 정현과도 투어 생활을 같이했다. 그는 "정현은 힘을 키우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자주 다쳤다. 그래서 권순우에게는 몸의 균형을 맞추는 운동을 중점적으로 시킨다. 균형감각을 익히는 밸런스 운동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신체 균형이 잘 잡히면 코트 구석구석 미끄러지듯 누벼도 몸이 무리가 덜 간다. 그만큼 부상 위험이 떨어진다.

철인 권순우는 내년에는 투어 대회 수는 25~30개로 늘릴 계획이다. 권순우는 "매주 이길 수는 없고 안 좋은 결과가 나와도 다음 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투어 대회 수가 늘어나면 우승 가능성도 더 높아질 수 있다. 가장 큰 목표는 내년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권순우는 "메이저 대회도 있고, 투어 대회도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투어 생활도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어서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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