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인사이트] 남북의 '자위적 국방'의 접점 찾기

서재준 기자 2021. 10.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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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부터 북한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동북아시아 정세는 급변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행보가 정당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한미의 국방력 강화는 정당하고 우리는 왜 '도발'이고 '위협'이냐, 그리고 왜 기본적으로 우리를 '적대'하며 대하느냐는 것이 북한의 항명이다.

"우리는 싸울 뜻이 없다, 무기개발은 방어적인 국방력 강화다." 공교롭게도 이 주장은 한미 연합훈련과 군사동맹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 한미가 대응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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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논리 그대로 받지 않으면서도 '행동'할 방식 찾아야

[편집자주]2018년부터 북한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동북아시아 정세는 급변했다. '평양 인사이트(insight)'는 따라가기조차 쉽지 않은 빠른 변화의 흐름을 진단하고 '생각할 거리'를 제안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를 11일 3대혁명 전시관에서 개최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개막식이 끝난 뒤 전람회장을 돌아보는 김정은 총비서. 신문은 전람회장에 "최근 5년간 개발생산 된 각종 무기, 전투기술기재를 위주로 강력한 조선의 국방력이 집결됐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은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 행보가 정당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너와 나의 행동이 다르지 않다는 논리다.

이 주장은 그러나 '우리를 가만히 두라'는 것은 아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그러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조건이 확실하고 급부도 확실하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다.

또 이는 북한이 오랜기간 반복해 온 주장이 아니라 꽤 새로운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1일 연설에서 "우리의 주적은 한미가 아니다",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등의 언급을 내놨는데, 지난해 우리를 상대로 '대적 사업'을 진행하고 올해 초 미국에게 '최대의 주적'이라고 표현한 것과 많이 톤이 달라졌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는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북한은 이 외교전에서 자신들이 중심이 되고 싶어한다.

한미의 국방력 강화는 정당하고 우리는 왜 '도발'이고 '위협'이냐, 그리고 왜 기본적으로 우리를 '적대'하며 대하느냐는 것이 북한의 항명이다. 이 주장의 정당성을 논하기 전에, 북한이 조건을 내걸고 외교전에 나섰다는 지점에서 외교는 시작돼야 한다.

"우리는 싸울 뜻이 없다, 무기개발은 방어적인 국방력 강화다." 공교롭게도 이 주장은 한미 연합훈련과 군사동맹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 한미가 대응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여전히 서로의 간극은 커 보이지만 말이 비슷하게 나온다. 사실 이러면 공감대가 생기기보다 간극을 더 좁히기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내 말이 그말이야"라는 말을 주고받는 싸움은 타협이 어렵다.

북한의 조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기는 어렵다. 북한의 무력시위, 국방력 강화가 위협적이지 않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받기엔 우리 사회의 대북관은 좀 복잡하다.

한미는 북한을 상대로 '일단 조건 없이 대화에 나오라'고 말하고 있다. 더해서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라는 입장을 표출해 왔지만 김정은 총비서는 그저께 연설에서 "그렇게 판단할 행동적 근거가 없다"라고 받아쳤다.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다. 먼저 북한이 인정할만한 수준의 물리적인 '철회'를 단행하는 것이다.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이나 새 무기개발 및 도입을 유보하거나 속도 조절을 해야 북한이 만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단히 쉽지 않은 방식이다.

개인적으로는 '철회'라는 말을 쓰지 않고 행동할 방법을 찾는 것이 이 외교전에서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일단 대화의 장에서 만나자는 우리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입장도 틀어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해'라는 단어를 제안하고 싶다.

국방력 강화가 자위적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이해한다'라는 메시지를 내는 것은 어떨까. 이후 상호 만족할 이해의 더 심화된 방식은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다.

북한이 올해 안에 또 무력시위를 할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그 행동에 대해 그저 말 없이, 평가 없이 묵인한다고 해서 외교의 상대방이 원하는 조건이 완성될 것 같진 않다. 저쪽은 행동을 원하고 있고, 훗날 다시 틀어진다고 해도 지금은 우리가 행동할 수 있다는 여지를 '풍겨야' 움직일 상대방이다.

우리가 끌려간다고? 불리하다고? 막상 협상과 대화가 시작되면 줄 것이 많은 쪽은 우리쪽이다. 그 결과 북한발 위협의 강도를 줄이면 득을 보는 것도 우리쪽이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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