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지린내로 기피하던 암모니아(NH3)..친환경 에너지로 뜬다

강병철 입력 2021. 10. 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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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생산한 암모니아를 운반선에 싣고 있다. [사진 아람코]


오줌 지린내 성분으로만 알고 있던 암모니아(NH3)가 수소 생산과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석유화학업계뿐만 아니라 조선·중공업계도 잇따라 암모니아 연료화 기술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질소(N)와 수소(H)의 화합물인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 추출해 원료로 사용하거나, 암모니아를 기체 상태에서 다른 연료와 같이 태우는 혼소(mixed firing) 방식이 있다. 암모니아는 부피 당 수소를 저장하는 밀도가 액화 수소의 1.7배로 수소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효율성이 높다. 기존의 암모니아 운송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은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ARAMCO)에서 생산한 암모니아를 국내에 공급하는 인프라를 구축한다. 해당 인프라를 통해 수소를 분리 추출하고, 이를 지난달 파트너십 협약을 맺은 삼성물산과 발전회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화·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와 원익머트리얼즈·원익홀딩스는 이달 초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4개사는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추후 수소 생산·공급 시설도 공동으로 구축한다.


암모니아서 친환경 수소 분리 추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 추출해 생산하는 과정. [사진 ㈜한화]

㈜한화는 30여년간 암모니아를 활용해 화약의 원료인 질산을 생산하는 등 오랜 기간 암모니아를 취급한 경험이 있다. 한화임팩트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빈을 수소 터빈으로 전환하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고, 혼소 발전 기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원익머트리얼즈와 원익홀딩스는 특수가스 전문업체로 암모니아를 20년간 정제 생산하면서 암모니아 관련 다양한 안전 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맹윤 ㈜한화 글로벌부문 대표는 “해외에서 생산된 암모니아를 들여와 이를 분해한 뒤 원익과 협력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발전하는 기술 개발에는 에너지업계와 함께 중공업계도 뛰어들었다. 포스코그룹의 삼척블루파워와 GS그룹의 GS동해전력은 지난달 컨소시엄을 이뤄 2024년까지 암모니아 혼소 발전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삼척블루파워 관계자는 “암모니아 혼소 발전 기술은 미래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역시 지난 7월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가스 터빈 개발에 나섰다.


암모니아 원료 선박도 상용화 단계


노르웨이 선박 인증기관(선급) DNV의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 이미지. [사진 DNV]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선박은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노르웨이 선박 인증기관(선급)인 DNV로부터 ‘암모니아 레디(Ammonia fuel Ready)’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암모니아 레디’란 LNG와 경유(디젤) 등 기존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향후 암모니아 연료로도 움직일 수 있도록 개조하는 설계를 사전에 반영하는 설계 기술을 뜻한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부터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 개발에 들어갔고, 지난해 암모니아 연료로 움직이는 중대형(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설계 인증을 마쳤다. 2024년쯤 암모니아 연료 선박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다. 정호현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은 “현재 세계 조선 시장은 탄소 중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이 패러다임 변화에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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