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을용 아들' 이태석의 다짐 "FC서울에 희망 불어 넣겠다"

이정호 기자 2021. 10. 13. 10: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FC서울 이태석. 프로축구연맹 제공


수비수 이태석(19)은 2021시즌 또다른 암흑기를 지나는 FC서울 팬들을 그나마 웃게 만드는 존재다. 이태석은 첫 시즌에 고광민, 김진야 등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며 붙박이 사이드 풀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K리그1 14경기(2도움)를 뛰었다.

이태석은 11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첫 시즌에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을지 생각도 못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피는 속일 수 없다. 이태석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멤버인 이을용 전 감독(46)의 아들이다. 이 전 감독 역시 현역 시절 서울에서도 뛰었고, 서울에서 감독(대행)까지 역임했다.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은 이태석은 연령별 대표팀에 뽑히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지난해 서울 유스팀 오산고를 졸업한 뒤 서울에 우선지명됐다. 수비수는 많은 경험이 우대받는 자리지만, 이태석은 전지훈련 때부터 아버지가 뛰었던 왼쪽 수비수와 미드필더로 두각을 보였다.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 쉼없이 뛰어다니는 근성에 빈틈만 나면 올리는 과감한 크로스 능력까지 아버지를 닮은 점도 많다.

이태석은 “올해 들어온 신인선수다 보니 형들을 따라다니면서 배우는게 많다. 이제 프로선수니까 더 철저히 몸관리를 하고, 더 집중하려고 한다”며 “그러면서 좋은 기회들이 찾아오는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는 롤모델이자 선생님이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아버지와 통화하며 그날의 플레이에 대한 복기를 한다. 또 조언은 흘려듣지 않는다. “아버지가 칭찬도 해주시지만 쓴소리도 함께 하신다. 아마 자만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다. 최근에는 안익수 감독님이 미드필드 플레이를 주문하시면서 아버지가 템포 조절, 주변을 잘 살피는 플레이 등에 신경쓰라고 하신다. 훈련 때마다 생각하며 플레이하려고 한다.”

이태석은 지난 4월7일 울산 현대와의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 경기는 긴장감을 더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이태석은 “K리그1에서 우승을 다투는 강팀, 거기에 대표팀에서 뛰는 이동준 선수를 마크하게 됐다. 최고의 팀,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 어떻게 플레이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떠올렸다.

서울은 지난 몇 시즌 강등권 위기에서 힘겹게 살아남았다. 올해 흐름(현재 9위)도 비슷하다. 다만 ‘젊은 피’의 성장을 활력소로 팀 내 경쟁구도를 만들고자 하는 실험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이태석을 비롯해 유스팀 고졸 신인인 백상훈, 유스팀에서 준프로계약으로 입단한 강성진, 대졸신인(광운대) 김진성, 고졸신인(보인고) 이한범 등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태석은 그 가운데서도 돋보인다.

FC서울 이태석. FC서울 제공


이태석은 시즌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생긴 공백기에 가벼운 왼 발목 수술을 받으면서 잠시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안익수 신임 감독의 첫 경기인 9월12일 성남FC전에 복귀해 첫 공격포인트(도움)를 올리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9월19일 수원FC전에서는 라운드 베스트11에 선정되는 활약으로 팀의 7경기 무승행진를 끊기도 했다.

이태석은 “시즌 초중반까지 팀 성적이 좋지 않으니 기회도 줄었다. 나는 언제 경기에 들어갈지 모르니 무조건 철저하게 준비하는 방법 뿐이었다.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든 경기장 분위기를 바꾸려고 뛰어다녔다. 앞으로도 그런 에너지를 불어넣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FC서울이라는 팀은 그라운드에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이태석은 남은 경기서 중위권 도약을 다짐했다. 이태석은 “일단 팀이 이겨야 나도 더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기는 경기에 도움이든, 골이든 기록할 수 있다면 가장 좋지 않을까”라며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더 노력하고 준비해서 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당찬 각오를 이야기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