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의 '그 손짓', 고의냐 아니냐 밝히기 어렵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1. 10. 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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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SNS, 고의충돌 '계획'했는지 불분명
고의성 조사 중이지만 밝혀내기 쉽지 않을듯
올림픽 기간에 팀 동료 욕설은 심각한 문제
코치·선수 친분 다 달라.. 원팀 아니었단 뜻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동호 (평론가)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와 코치가 나눈 문자 내용이 공개되면서 지금 파장이 상당합니다. 사적인 대화인데 공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냐. 이런 의견도 있습니다만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생생하게 기억하는 3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한 장면을 보고 오실 텐데요. 여자 1000m, 심석희와 최민정의 충돌 장면입니다.

★ 나가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한 바퀴 최민정 나가는데요. 2위 자리. 아…!
 

2018년 2월 2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전 중 심석희(3번)와 최민정(6번)이 충돌해 넘어지고 있다.


◇ 김현정> 그 당시에 심석희는 실격 처리는 됐고요. 금메달 후보였던 최민정은 4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저거 보면서 우리는 안타까운 한숨 쉬고 넘어갔었죠. 그런데 바로 이 충돌이 고의일 수 있다는 게 문자 대화에서 드러난 겁니다. 그제 심석희 선수가 해명을 내놨습니다만 어제 최민정 선수가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지금 빙상계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 씨와 함께 짚어보죠. 최동호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 최동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들 일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고 계시는데 3년 전의 대화가 어떻게 공개가 된 건가 자초지종부터 궁금해 하세요. 

◆ 최동호> 지난달에 이름이 공개가 됐으니까 저도 실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재범 전 코치 있죠. 2심 재판이 지난달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서 조재범 전 코치가 의견서를 냈는데 이 의견서 안에 이 심석희 선수가 평창동계올림픽 때 (다른) 코치하고 주고받은 문제가 포함이 돼 있었고요. 그 문자 내용이 말씀하신 대로 대회 기간 중인데 동료 선수들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욕설이 섞인 장면이 있었고요. 최민정 선수 500m 결승에서 '중국 선수를 응원하겠다, 브래드버리 만들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고의 충돌이 아니냐. 이런 의혹을 받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조재범 전 코치와의 재판은 성폭행, 성폭력 사건입니다만 그것에 대해서 이렇게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 심석희 선수의 이 SNS 대화 내용이 의견서로 제출이 됐다. 그런데 조재범 코치와 대화 나눈 건 아니잖아요, 다른 코치잖아요.

◆ 최동호> 다른 코치죠. 그런데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에 코치로 활동을 했던 코치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조재범 코치가 아닌 다른 코치와 심석희 선수의 대화, 재판 과정에서 하여튼 나왔다는 거고. 제일 문제가 되는 게 조금 전에 보여드린 그 장면. 고의충돌을 사전에 논의한 게 아니냐를 의심받는 대화 내용이 나온 거예요. 지금 저희가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실 수 있는 분들을 위해서 이 SNS 대화 내용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마는 '힘 남으면 브래드버리 만들자' '응응.' '가자.' 이러면서 '브래드버리를 만들던지 우리가 하든지 둘 중 하나', 이런 식의 '응응.' 이런 식의 대화인 겁니다. 사전에 고의충돌에 대한 이야기를 코치와 나눈 것까지는 사실이라는 거죠? 다만 말로만 저렇게 한 거냐, 실행으로 옮긴 거냐, 그게 문제인 건데 일단 최동호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세요?

◆ 최동호> 이 브래드버리 얘기가 나온 거는 1000m 결승을 앞두고서고요. 이미 500m 결승 때 심석희 선수는 예선에서 탈락했거든요. 최민정 선수가 500m 결승에 올라갔습니다. 이 500m 결승을 앞두고서는 심석희 선수가 중국 선수를 응원하겠다. 이런 문자 내용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그것도 있죠. 

◆ 최동호> 1000m 결승을 앞두고서는 바로 브래드버리 만들어 버리자. 브래드버리가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앞서 가는 선수 네 명이 충돌해서 넘어지면서 행운의 금메달을 땄던 선수거든요. 그런데 이 얘기를 했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고의 충돌 아니냐는 의혹을 사게 된 계기인데 이것을 일종의 사전 모의라고 본다면 구체적으로 1000m가 9바퀴를 도는 경주거든요. 몇 바퀴째에 어느 지점에서 어떤 상황으로 만들어서 해버리자, 이런 구체적인 모의 내용은 보이지 않고, 그냥 코치가 브래드버리 만들어버리자. 고의 충돌 해버려, 이런 뜻으로 그냥 확 질러 버러, 그런 느낌의 문자 내용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정말로 저 사전 모의를 해서 고의충돌을 한 건지, 아닌지는 저것만 보고는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그 말씀이시네요?

◆ 최동호> 네, 그렇습니다. 그런 의심을 살 수는 있겠지만 그때 문자 내용을 나눴던 그 분위기 속에서 최민정 선수 금메달 못 따게 만들자, 이런 교감 속에서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자라고 계획된 문자 내용이라고는 보여지지는 않고요. 이 코치가 심석희 선수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그냥 분위기상 맞춰주면서 한마디 지른 내용일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이 부분은 저희가 여러 빙산전문가 의견을 들었는데 최동호 평론가님처럼 생각하는 분도 있고, 반대로 생각하는 분도 있고 의견이 100% 일치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최종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될 것 같고. 그것보다도 승부조작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대한민국 대표로서 우리가 그렇게도 사랑했었던 심석희 선수의 이 태도, 중국 선수를 응원한다든지, 다른 동료 비난한다든지 심지어 사전 저런 고의충돌 논의처럼 보이는 대화를 한다든지. 이 태도 자체가 상당히 실망스러워요. 

◆ 최동호> 거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죠. 그것도 더군다나 올림픽 기간 중에 경기를 함께 뛰는 선수들에 대해서 우리가 히 얘기하는 뒷담화거든요. 그런데 이 뒷담화 수준도 욕설을 섞어가면서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수준이었거든요.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껴지는 게 이게 다른 사람, 자신의 친구가 아니라 대표팀 코치하고 나눈 내용이었습니다. 이 해당 코치도 심석희 선수를 제재하지 않고 동조하는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이 코치의 도덕적인 일탈도 굉장히 심각하게 느껴지죠. 
 


◇ 김현정> 저 코치 분도 그때 그럼 평창의 현역 코치인 거잖아요. 대표팀 코치. 

◆ 최동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코치가 몇 명 있는 거예요? 심석희 선수를 가르치는 코치가 있고. 최민정, 김아랑 선수 가르치는 코치가 있고 나눠져 있었던 거예요? 

◆ 최동호> 쇼트트랙 선수단에 총감독이 한 분 계셨고요. 남자, 여자 따로 있었고요. 그래서 코치가 실질적으로 어시스트 코치 역할을 했던 분이 세 분 계셨죠. 

◇ 김현정> 그러니까 자기 담당 선수가 달랐던 거군요. 그러면 이것이 그냥 그 선수 개인적인 인성의 문제, 도덕성의 문제 차원인지, 그 이면에 더 깊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 그거는 어떻게 보세요? 

◆ 최동호> 문자 내용으로 보면 심석희 선수가 김아랑이나 아니면 최민정 선수와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 심석희 선수가 특정한 한 코치와 이 내용을 주고받았다는 것은 심석희 선수가 해당 코치하고 가까운 사이였고, 이 심석희 선수의 의견에 나름 이 해당 코치가 동조했다는 것은 이 둘의 관계가 친분이 있는 관계인데. 이 외의 대표팀 동료 선수들이랑 코치들하고는 가깝지 않았다는 뜻이 될 수도 있죠. 이런 면으로 보면 대표팀이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같이 이 대표 선수들 사이에 하나로 묶여져 있다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원팀이 아니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제가 좀 구체적으로 질문을 드리자면 원래 빙상계에 파벌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지 않습니까? 안현수 선수 사건 때도 그랬고,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런 것들이 지금까지 유지가 됐고 혹시 저 대화 내용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가, 궁금해서요. 

◆ 최동호> 그 문자의 내용이 갈등의 표출일 수도 있다라고 보고요. 이 갈등의 표출이 서로 서로 파벌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인연이, 친분 관계가 형성된 이유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지연이냐 학연이냐, 이런 거에 따라서 갈라졌을 수도 있고요. 이런 거로 본다면 파벌로 볼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당시에 한 가지 우리가 고려할 점이 심석희 선수가 굉장히 특수한 상황이 있었잖아요. 그 사건이 불거지게 된 이유가 평창동계올림픽 직전에 대통령이 진천선수촌에 방문했을 때, 심석희 선수 안 보인다, 어디 갔느냐, 이 얘기 한마디로 촉발된 건데. 그런 상황에서 심석희 선수가 특정 코치와 가까웠다는 것은 심석희 선수를 좀 그 코치가 이해해 주는 폭이 넓었다라고 볼 수도 있겠고요. 학연이나 지연이 아니라 특별히 심석희 선수에 대해서 공감을 해 줬던 분이었기 때문에 그런 관계가 형성됐을 수 있다, 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파벌 문제라고 딱 단정 짓기는, 이것만 보고 그렇게 이야기하기는 조금 어렵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는데 맞습니까?

◆ 최동호> 그러니까 올림픽 직전에 심석희 선수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폭행을 당했던 이런 특수한 상황, 어려웠던 심경을 우리가 좀 특수하게는 봐야 된다는 얘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제 발표한 입장문에서 심석희 선수는 당시 굉장히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불안한 상태여서 이랬다, 하면서 하지만 고의충돌을 사전에 모의한 건 아니다, 고의충돌 아니다. 이런 입장을 냈고요. 최민정 선수 어제 낸 입장문에서 철저하게 진상규명해 달라고 했습니다. 지금 진상규명되고 있습니까? 되겠습니까? 
 


◆ 최동호> 이게 진상조사위원회, 특히 빙상연맹경기연맹에서 구성하겠다고 했는데 고의충돌이라고 하면 의도적으로 충돌했다는 그 충돌의 고의성을 확인하거나 입증을 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이게 사실은 저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 충돌이 일어났던 상황이 이른바 샌드위치. 심석희 선수 안쪽으로, 안쪽으로. 

◇ 김현정> 조금만 짧게요.

◆ 최동호> 이탈리아 폰타나 선수가 있었고요. 바깥쪽으로 최민정 선수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자리싸움을 위해서 이 심석희 선수가 폰타나 선수에게 밀려나면서 안쪽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최민정 선수와 충돌을 한 건데. 이 바깥에서 안쪽으로 들어온 선수를 견제하기 위해서 안쪽에서 달리던 선수도 반사적으로 신체 반응이 일어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이 반응이 과연 고의적이었냐 아니었냐. 이거를 확인하는 게 쉽지가 않다는 얘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자초지종 듣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최동호>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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