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 PD "섭외 위해 총 2만명 컨택, 보물같은 출연자 만났다"[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환승연애' PD가 출연자 섭외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진주 PD는 10월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티빙 사옥에서 진행된 티빙 '환승연애' 종영 인터뷰를 통해 10명의 비연예인 출연자(코코, 민재, 호민, 보현, 주휘, 민영, 정권, 혜선, 혜임, 상우)와 패널(사이먼 도미닉, 이용진, 김예원, 유라, 김윤주)을 섭외하기까지 과정을 털어놨다.
지난 1월부터 작가들과 회의를 시작했다는 이진주 PD는 "당시 작가님들이 먼저 출연자 섭외를 진행하고 있었다. 9명 정도의 작가가 있는데 한 사람 당 하루에 몇 십 개의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서 총 2만 명 정도를 컨택했다. 그 중 반응 오는 사람도 있고 무응답 하신 분도 있고, 반응이 오면 전화로 연애관 등을 파악했다. 콘셉트는 아직 공개하지 않은 채로. 콘셉트는 숨기고 싶었다. (섭외를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이상한 기획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혹시라도 촬영 전에 사기가 떨어질 수 있고 자신감이 없어질 수도 있으니까 어느 정도 많이 얘기한 사람들에게만 콘셉트를 설명했고 비밀유지 계약서를 쓰고 시작했다. 먼저 컨택된 출연자가 X에게 연락하거나 X의 연락처를 줘서 제작진이 연락했다. 괜찮다고 하면 비로소 두 분을 다 만날 수 있었다. 두 분이 미팅이 잡힌다는 건 서로가 동의했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너무 기뻤다. 미팅했던 게 재밌고 기뻤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인성 검증을 위한 노력도 있었다. 이진주 PD는 "한 명 한 명 담당이 있었고 촬영 전에 3번 이상 만나자고 했다. (출연자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충분히 인성적으로 괜찮은 사람인지를 파악했다. 전 연인과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폭력과 같은 문제가 있는지 양쪽에 다 물어보기도 했다. 걱정은 많이 했는데 다행히 우려할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혜임, 상우가 중간 합류한 이유에 대해서는 "'테라스 하우스', '하트시그널' 등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많이 봤다. 새로운 사람 등장이 주는 임팩트나 들어옴으로써 바뀌는 분위기나 구성적인 힘이 있더라. 그래서 했던 것"이라며 "투입 방식은 현장에서 계속 바뀌었다. 원래 상우 혜임이 한남동에서 같이 들어오려고 했고 한남동에서 X 공개를 하려 했다. 그런데 X 공개를 늦게 했으면 좋겠다는 출연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까 시간 격차를 뒀고 상우의 합류가 늦어지게 됐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서 많이 아쉽고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출연자들이 그렇게 연기를 잘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분명히 (X에 대한) 티가 날거라고 생각했다. 제 눈에는 티가 많이 나는데 출연자들은 눈치를 못 채더라. 저는 알고 봐서 그런 것 같았다. 인터뷰를 할 때도 100% 맞히는 사람이 없었다. 말을 놓고 편해지니까 오히려 티가 안 나더라. X를 공개하면 본인의 행동이 자유롭지 않아질 거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호감 표시를 하는 것도 X를 신경쓰게 될 것 같다고. X 공개를 원한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며 X 공개가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출연자들의 말과 행동에 진심으로 울고 웃었던 패널들의 역할도 '환승연애'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이진주 PD는 "시청 타깃이었던 20대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호감도가 높은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며 "김예원 씨는 '볼륨을 높여요' 라디오를 들으면서 너무 좋아서 같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유라 씨는 리액션이 좋고 솔직하셔서 연애 프로그램에 몰입을 잘 해주실 것 같았다. 이용진 씨는 '코미디 빅리그' 조연출일 때 너무 매력있는 분이라 생각했다. 다른 예능을 보면서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20대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개그맨이라 생각해서 섭외했다. 쌈디 씨는 섭외 희망리스트 1위였던 분이었는데 승낙해주셔서 너무 기뻤다. 쌈디 씨가 하는 연애 얘기가 듣고싶었던 것 같다. 세보이는 이미지와 여린 이미지가 동시에 있어서 되게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몰입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사했다. 김윤주 씨도 '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 라디오를 즐겨 들어서 섭외하게 됐다"고 밝혔다.
'환승연애' 최종 커플로는 민재-보현, 주휘-민영이 성사됐다. "너무 좋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이진주 PD는 "결말이라는 게 결국은 3주 간 보여줬던 마무리이지 않나. 너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반전 있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3주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마음에 들었다. 특히 주휘가 차에서 민영에게 고백하면서 '더 표현했어야 했는데' 그런 얘기했을 때도 3주간 이야기를 반추하면서 마무리돼서 그 모습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정권의 표현 방식을 꼽으며 "정권이 표현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밤마다 (민영의) 수건을 개서 갖다 주고 하는 모습들이 좋았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표현을 하는 게 중요하구나 느꼈고 용기있어 보이고 좋아보였던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들 반응으로는 '내 연애를 되돌아봤다'는 댓글 등을 언급했다. 이 PD는 "저희도 '옛날 내 연애가 생각난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나도 저랬나' 혹은 '나한테도 저런 사람이 있었는데'라고 느낀 시청자 분들도 많더라. 저희 목표는 보편적인 연애의 모습을 여러 카테고리로 보여줘서 공감하게 하자였다. 그래서 연애 기간, 이별 기간 등 다양하게 섭외한 거였는데 그들에게 자신의 연애를 대입하거나 그런 반응을 보여줄 때 가장 보람이 있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연출자이자 시청자로서 응원했던 커플도 있었을까. 이 PD는 "관련된 각자의 입장을 너무 잘 아니까 커플을 응원하기는 조금 힘들다. 정권, 주휘 둘 다 응원해도 같이 이기는 건 어렵지 않나.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날 편집하는 사람에 따라 응원하는 출연자가 바뀌었다. 출연자들의 솔직한 마음을 이해시키기 위해 편집에 주안점을 많이 뒀다. 편집을 통해 분량이 잘 보여져야 했고 그게 목표였다. 정말 보석 같은 출연자들이라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또 이런 출연자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출연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티빙 제공)
(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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