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국방 전문가.. "난 이재명에 치명타 줄 '유치타'"

김승재 기자 2021. 10. 13.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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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후보 전략 탐구] ② 유승민 前의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8월 말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홍준표가 윤석열을 잡고 유승민이 홍준표를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후보 간 토론과 검증을 하다 보면 국민이 나에게 올 것”이라며 한 말이었다. 그런 유 전 의원은 지난 8일 2차 컷오프로 경선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잡혀 있는 10차례 방송 토론이 끝나기 전에 윤 전 총장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유 전 의원은 12일 “다른 후보들의 정책과 도덕성을 치열하게 검증할 것”이라며 본 경선을 공격 모드로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에서 ‘고발 사주’ 의혹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고발장이 대검에서 생산되고 전달된 게 사실이라면 윤 전 총장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며 “(당 후보가 결정되는) 11월 5일 전에 수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지난 TV 토론에서 윤 전 총장과 역술인의 관계를 캐물은 데 대해 “국가 지도자의 의사 결정에 누가 개입하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에 대해선 “22년째 정치하면서 그런 후보를 처음 봤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유 전 의원의 강공을 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선 “유승민의 승부수”란 시각과 “내부 총질”이란 시선이 엇갈린다. 유 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당의 분열은 경선이 치열할 때가 아니라, 경선 이후 승자가 패자를 포용하지 못할 때 생긴다”며 “누구든 치열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12년 근무했다. 정치권에서 “숫자와 정책에 강한 경제 전문가”란 평가를 듣는다. 유 전 의원은 “검사 출신인 다른 세 후보에 비해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확실히 강점이 있다”며 “국정 철학이나 비전, 정책 공약에서 이재명 후보를 박살 낼 자신이 있다”고 했다. 4선 의원을 지낸 유 전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8년간 활동했다. 캠프 관계자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 가운데 유일한 ‘병장 만기제대자’가 유 후보”라며 “국가 안전을 지킬 최적의 대통령 후보”라고 했다.

그럼에도 유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직 윤석열·홍준표 후보에 뒤져 있다. 국민의힘 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대구·경북 출신이지만 이 지역 지지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보수층 일부에서 그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것에 아직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유 전 의원도 “보수적인 당원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유 전 의원이 자기 과거를 부정하는 캠페인 전략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캠프 인사들은 전했다. 유 전 의원도 “이재명 후보를 반드시 이겨서 정권 교체를 이뤄낼 적임자가 유승민이란 점을 보여주면 막판 역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향해서는 “이재명 후보와 맞붙었을 때 도덕성이나 품격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지 못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승민(오른쪽) 전 의원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를 면담하며 '유치타' 인형을 선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 전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권에 들어오는 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일각에 퍼져 있는 ‘이준석은 유승민계’란 인식이 오히려 그의 운신을 어렵게 한 측면이 있다.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2030세대 상당수가 홍준표 의원 지지 흐름을 보이는 것도 그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30세대 일부에서 ‘준스톤’(이준석) ‘무야홍’(홍준표) 같은 구호가 유행하는 것은 일종의 ‘서브 컬처(파생 문화)’ 현상”이라며 “유 전 의원도 2030세대가 지지할 수 있는 서브 컬처 무기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유 전 의원 지지자들은 그에게 ‘유치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치타처럼 지지도가 빠르게 오를 것’이란 염원과 ‘유승민은 민주당에 치명타’라는 두 가지 뜻을 담았다고 한다. 유 전 의원도 지난달 중순에는 이준석 대표와 면담하며 치타 인형을 선물로 줬다. 유 전 의원은 본 경선에 진출한 4인 후보가 벌이는 10차례 토론이 막바지에 다다른 이달 말쯤 지지율 1위에 오르는 ‘잭팟’을 터뜨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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