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75% 동결했지만, 내달 인상 강력 시사

안효성 입력 2021. 10. 13. 00:02 수정 2021. 10. 1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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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다만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못 박으며 기준금리 1%를 눈앞에 두게 됐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무게중심은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에 실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우리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울어진 무게추는 이날 등장한 금리 인상의 소수의견으로 확인됐다. 회의에 참석한 7명의 금통위원 중 2명(서영경·임지원 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가 보고 있는 상황과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추가 인상을 고려하는 게 좋겠다는 게 오늘 회의에서 다수의원의 견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대외 변수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 등이 이어지며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하며 일단 숨 고르기를 했다. 그럼에도 한은 입장에서 11월 추가 금리 인상의 명분은 차고 넘친다.

당장 물가 안정이 급한 불이 됐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는 데다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다.

들썩이는 물가가 ‘인플레 파이터’인 중앙은행의 본능을 깨울 수 있다. 이 총재는 “유가를 비롯해 높은 에너지 가격이 지속하거나 더 높아지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개월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상회하고 있는데 통화정책에 있어 인플레이션은 가장 중요한 고려 상황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미기준금리추이(10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날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통방문)에도 물가에 대한 우려가 그대로 담겼다. 통방문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 경로(2.1%)를 상회해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를 웃돈다. 실제 지난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5% 오르며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으로 인한 금융불균형 문제도 금리 인상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이 총재는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해서는 거시 건전성 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다만 저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란 기대가 유지된다면 효과가 제약될 수밖에 없는 만큼 통화정책도 거시건전성 여건에 맞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 교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상했던 경우가 드문 데다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11월 금통위로 금리 인상을 미룬 것 같다”며 “환율과 유가 등 물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불안한 만큼, 기준금리를 내년 상반기 금통위 때도 연달아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효성·윤상언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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