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시하자마자, 김만배 영장 치고 검·경 핫라인 설치

김민중 입력 2021. 10. 13. 00:02 수정 2021. 10. 1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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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확 달라졌다. 지지부진한 행보로 눈총을 받던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의 “검경 협력을 통한 신속 수사” 지시가 나오자마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5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180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12일 김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 대통령 지시 후 네 시간 만의 일이었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문 대통령 지시가 나온 직후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경기남부경찰청과 핫라인을 구축해 수사 과정에서 중첩과 공백이 없도록 적극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최근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통해 성남시 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이 지난 7일 성남시 문화도시사업단 도시균형발전과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은 자료들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확보에 실패하는가 하면, 성남시를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해 과연 수사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눈치를 보면서 미적거리던 검찰이 문 대통령 지시 이후 완전히 달라진 걸 보니 실소가 나온다”며 “문 대통령도 ‘뒷북 지시’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과 경찰이 앞으로 의혹의 핵심인 성남시에 대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의제출 형식으로는 핵심 문건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데다 민관 합동 시행사 중 공공 부문인 성남도시개발공사를 100% 지배한 핵심 중의 핵심 기관이다.

사건 발생 당시 성남시장이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로 수사의 칼끝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대장동 사업 추진 당시 민간사업자 출자승인 관련 검토보고서 등엔 이 지사의 서명이 남아 있다. 이 지사가 대장동 사업 추진 과정에 개입했거나 최소한 보고를 받았을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법조계 일각서는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 배임 혐의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보다 근본적인 의혹인 이 지사의 차명 보유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본격화할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분은 과연 누구인가”라며 “‘대장동 게이트’와 민주당의 ‘내부자들’은 모두 ‘그분’으로 이재명을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중·정유진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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