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 디자인 편집장의 문화공간, 한점갤러리 '클립'

서울문화사 2021. 10.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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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을 하나씩 연결해주는 사람 인쇄소가 밀집한 을지로의 건물 숲에 반짝이는 문화공간이 새로 문을 열었다.

한 달에 한 번 '좋은 것 하나씩'을 선보이는 한점갤러리 '클립'의 오프라인 공간으로, 최근 첫 전시를 성황리에 마치면서 작지만 알찬 브랜드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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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더 재미있게 하는 방법은? 하고 싶은 게 생겼다면 고민하지 않고 먼저 뛰어들어 보는 것. 한점갤러리 '클립'은 그렇게 을지로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파란색 바닥과 흰색 벽의 조화가 돋보이는 클립 오프라인 공간. 국내외 디자인 가구들과 빈티지 소품들이 공간에 멋을 더한다.


특유의 ‘기동력’으로 클립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낸 정성갑 대표.

좋은 것을 하나씩 연결해주는 사람 인쇄소가 밀집한 을지로의 건물 숲에 반짝이는 문화공간이 새로 문을 열었다. 한 달에 한 번 ‘좋은 것 하나씩’을 선보이는 한점갤러리 ‘클립’의 오프라인 공간으로, 최근 첫 전시를 성황리에 마치면서 작지만 알찬 브랜드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클립의 주인장인 정성갑 대표는 라이프스타일 잡지를 거쳐 현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발행하는 <공예+디자인>의 편집장이다.

맛깔나는 글솜씨로 일상과 문화 정보를 공유하는 그의 SNS(@editor_kab)는 팔로워가 날로 늘고 있는 인기 계정이기도 하다. 클립에서 소개하는 작품은 집에 들였을 때 빛을 발하는 공예품과 회화 작품으로, 오랜 기자 생활을 통해 쌓은 그만의 안목과 감각으로 고른 것들이다.

“잡지 기자로 일하면서 건축, 아트, 공예, 음악 등 여러 분야를 즐겁게 취재하고 좋아하게 되었는데요. 퇴사 후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을 때 그동안 쌓아온 취향을 잃고 싶지 않았어요. 결국 예술 관련 토크를 진행하고, 아틀리에 탐방도 하고, 책을 쓰거나 전시를 열고, 공예품을 판매하는 일들을 모두 하게 된 거예요. 월간지 기자로 한 달에 여러 기사를 핸들링해야 하는 일을 해왔던 터라 한 번에 여러 일을 벌이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더라고요(웃음).”

그렇게 좋아하는 걸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클립을 시작했고, 지난 2년간 정 대표의 집 한 공간을 배경으로 작품을 선보이다가, 을지로에 오프라인 공간을 열게 되면서 ‘클립 2.0’ 시대를 시작하게 됐다.

클립 오프라인 공간의 첫 전시는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 2020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진희 작가의 <숨은 사람>. 주로 연필과 색연필로 작업하는 작가의 작품은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창가에서도 을지로 바이브가 느껴진다.


정성갑 대표의 클립은 잘 알려지지 않는 작가의 신선하고도 감각적인 작품을 주로 소개한다. 작가와 충분히 소통해 작품의 깊이와 예술성을 판단하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작품을 선보인다. 이제까지 소개한 작품 중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은 최희주 작가의 ‘액막이 모시 명태’였는데, 생선인 명태를 팔아 대박이 났다고 이해한 몇몇 지인으로부터 명태를 구입하겠다는 문의도 여러 번 받았을 정도!


어떤 작품이 진열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가구와 소품으로 단장한 공간.


어떤 작품이 진열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가구와 소품으로 단장한 공간.


전시 중인 이진희 작가의 작업 노트가 진열된 테이블.


좋은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고 ‘연결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는 정성갑 대표.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을지로의 클립은 우연히 지인이 사용하던 사무실을 이어받은 곳이다. 작은 사무실이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오래된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과 남산타워가 어우러져 묘하게 낭만적인 감성이 깃들어 있다. 오래된 건물의 특별할 것 없는 사무실이지만 좋아하는 가구와 물건들로 채우니 집만큼이나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변했다. 취향을 공유하는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전시를 감상하고 그 감동을 나누기에 더없이 충분한 곳이다. 정성갑 대표는 스스로를 좋은 것을 사람들에게 연결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예전에 카카오 공동대표인 조수용 씨가 어느 시상식에서 문화예술상을 수상할 때 취재한 적이 있어요. 그때 어떤 취향이든 함께 좋아해줄 사람은 분명히 있다는 수상 소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어요. 세상은 넓고 취향의 세계도 넓으니 자신감을 잃지 말고 구체적으로 파고든다면 반응이 있을 거라는 메시지였죠. 그 덕분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자신있게 밝히고 나답게 보여준다면 누군가는 함께할 거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누군가 글이 많은 제 SNS를 보고 사람들이 안 읽으니 짧게 쓰라고 조언하기도 했지만,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솔직히 써 내려가야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랜 기자 생활, 수많은 명사들을 인터뷰하며 얻은 교훈은 한 가지. 하고 싶으면 고민하지 않고 그냥 해보는 것이다. 바닷물에 뛰어들어 봐야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있는 법. 정성갑 대표의 바람은 앞으로도 지금처럼 흥에 겨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정갈한 공예품과 전시 작품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코너.

기획 : 심효진, 김의미 기자  |   사진 : 김덕창, 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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