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왕국’ 일본에... 중국 전기차 상륙한다
日 물류사, 10년간 1만대 수입 계약
대형 택배사도 7200대 들여오기로
60% 저렴한 中 가격에 위기감 고조
일본 정부가 ‘2050년 탈(脫)탄소 사회 실현’ 비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전기 자동차 제조사의 일본 상륙이 본격화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전환에 뒤처진 사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 전기차를 도입하는 일본 회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기업 둥펑(東風) 산하의 둥펑기차유한공사는 일본의 운송·물류 기업 SBS홀딩스에 상업용 1톤 전기 트럭을 최근 공급하기 시작했다. SBS홀딩스는 둥펑을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로부터 2030년까지 전기차 1만대를 공급받아 현재 사용 중인 디젤 트럭을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일본 자동차 제조사 중 1톤 전기 트럭을 생산하는 곳은 없다. 만약 일본 회사에 주문 제작할 경우 예상되는 비용은 1대당 1000만엔(약 1억원)가량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대당 380만엔 상당인 중국산 1톤 전기 트럭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게 SBS홀딩스의 설명이다.
일본 대형 택배 회사 사가와익스프레스 역시 지난 4월 중국광시자동차에서 전기차 7200대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가와익스프레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우선 자사 경차를 전기차로 대체하기로 했는데, 내년 9월부터 중국 전기차량을 들여오기로 했다.
2015년부터 일본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80인승 대형 전기 버스 K8의 가격을 2026년까지 40% 인하해 디젤 버스와 비슷한 가격대로 일본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일본에 대형 전기 버스 2000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지난 7월 도요타자동차를 주축으로 히노자동차, 이스즈자동차, 스즈키, 다이하쓰공업이 참가하는 ‘상용차 전동화 연합’을 만들어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늦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자동차 제조사의 대응이 늦어진 사이 물류 대기업은 전기차 전환을 위해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를 선택하고 있다”며 “일본 자동차 제조사가 빠르게 반격하지 않으면 일본 국내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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