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경연구가, “탈원전 강행 獨, 온실가스 배출 30년새 최대 증가”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1. 10. 1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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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선정 ‘환경영웅’, FP에 기고
“재생에너지로 전환 많은 곳이 전력 부족 위기, 탄소배출 많아
英, 천연가스값 오르자 공장 멈춰…
풍력·태양광이 도움되지만 원전 병행이 기후변화 해결 정답”
독일 전력회사 RWE가 운영하는 화력발전소/AFP 연합뉴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전력 부족 등 여러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미국의 환경운동가가 제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영국, 독일 등을 들었다. 그는 원자력 발전이 현재로선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대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환경정책연구소 ‘브레이크스루’의 창립자인 테드 노드하우스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수년간 풍력과 태양광발전 지지자들은 값싼 전기, 환경 영향이 거의 없는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 탄소 배출량의 급격한 감소 같은 ‘녹색 미래’를 약속해 왔다”며 “하지만 재생에너지 전환이 가장 많이 이뤄진 많은 곳은 오늘날 전력 부족 위기, 아주 높은 전기료, 현상 유지 또는 증가된 탄소 배출량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노드하우스는 독일⋅영국⋅캘리포니아가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석탄⋅디젤⋅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에 더욱 의존하는 역설적 상황을 강조했다. 그는 “원전 문을 닫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원자력발전이란) 청정 에너지가 (화석연료라는) ‘더티 파워’로 대체됐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개빈 뉴섬 주지사가 갑작스러운 정전을 피하기 위해 전력 수요가 높을 때 디젤 발전기를 쉬지 않고 돌리도록 (발전) 회사들에 명령했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은 (대체 에너지원이었던)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으로 공장들이 멈추고, 발전 회사들이 파산했으며, 식량난이 야기될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독일은 날씨에 의존하는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를 백업하고 폐쇄한 원전의 전력 부족을 메꾸느라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이 늘면서 30년 만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독일은 2022년, 영국은 2024년,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까지 탈원전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북해 등의 바람이 이례적으로 잠잠해 풍력발전량이 급감하면서 독일과 영국은 전력난을 우려하고 있다. 204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가겠다던 캘리포니아는 전기료를 급격히 인상하고도 전력 부족이 우려돼 천연가스 발전소 문을 닫지 못하고 있다.

그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가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재생 에너지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현대적 경제 국가의 전력 수요를 다 맞출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악화되는 에너지 위기에 영국은 2035년까지 12기 이상의 원전을 짓는 긴급 계획을 발표했다”며 “서구의 정책 결정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은 원전을 더 짓든가, 아니면 화석연료를 수십년간 더 쓰든가 하는 선택에 직면해 있거나 곧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원자력발전이 “기후변화에 명백하고 입증된 해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노드하우스는 지난 2007년 미국의 환경운동 단체 ‘환경 진보’의 마이클 셸런버거 대표와 함께 ‘브레이크스루: 환경보호주의의 죽음에서 가능성의 정치로’란 책을 냈다. 다른 환경운동가들은 오염원을 규제하는 환경보호 방식을 지구온난화에도 적용하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 책이 출간된 이듬해 잡지 ‘타임’은 노드하우스와 셸런버거를 ‘환경영웅’으로 꼽았다. 셸런버거는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에게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면 원자력발전이 중요하다며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낸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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