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여행 완판됐는데..연말까진 가고싶어도 못간다, 왜

최승표 입력 2021. 10. 12. 22:36 수정 2021. 10. 13. 06: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이판이 속한 미국령 마리아나제도가 코로나 시대의 해외여행 일번지로 떠올랐다. 연말까지 항공, 호텔이 모두 마감됐을 정도로 예약이 몰리고 있다. 최승표 기자

한국과 최초로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을 맺은 미국령 사이판의 패키지상품을 파는 여행사들이 ‘완판’을 선언했다. 상품이 다 팔렸으면 더 만들면 되는데, 올해는 더 모객할 수 없다. 코로나 사태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어려운 항공기 증편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10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한국인 약 8000명이 사이판 여행상품을 예약했다. 여행사마다 문의가 폭주하고 있지만, 더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한다. 항공 좌석이 없어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이 주 1회씩 사이판을 취항 중인데, 연말까지 항공 좌석이 꽉 찼다. 사이판 패키지상품은 7박8일 일정이 대부분이다. 주말에 출발했다가 주말에 도착하는 일정을 선호하는 까닭에 여행객이 분산되지 않는다.

항공편을 늘리면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나 당장은 어렵다. 현재 인천공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공항이 코로나 사태 이후 축소 운영되고 있다. 특히 방역 당국이 검역 절차를 이유로 입국 승객이 일정 수준 이상 몰리는 걸 막고 있다. 항공사들이 사이판 노선뿐 아니라 다른 노선도 증편을 요청했지만, 국토교통부가 번번이 거절하는 상황이다.


한국인 전용 숙소 객실 대란


사이판에 도착한 한국인 여행자는 의무적으로 켄싱턴 호텔에서 5일간 격리를 해야 한다. 주정부에서 숙식 비용을 지원하고 있어서 '공짜 호캉스'라는 말까지 나온다. 최승표 기자
현지 숙소도 없다. 사이판은 현지에 도착하면 닷새간 숙소에만 머무르며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5일간의 숙식 비용을 마리아나 주정부가 지원한다. 현지에서 운영되는 한국인 전용 격리 숙소는 '켄싱턴호텔' 한 곳뿐이다. 이곳이 연말까지 빈방이 없다. 격리 기간이 끝났다고 아무 숙소나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주 정부가 여행객 국적에 따라 지정 숙소만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인은 격리 5일 이후 최소 5일간은 '월드리조트'만 이용해야 한다. 월드리조트도 객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마리아나관광청 한국사무소 김세진 이사는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었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 여행객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비행기 증편과 격리 호텔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덩달아 괌이 떴다


사이판을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되자 이웃 섬 괌을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2주 사이에만 1000명 이상이 괌 여행을 예약했다고 전했다. 괌은 사이판처럼 여행 조건에 제약이 크지 않다.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PCR 음성이 확인되면 자가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사이판보다 항공편도 많고, 현지에서 체류할 수 있는 호텔도 다양한 편이다. 한국의 백신 전자 접종증명서인 '쿠브'를 괌 현지에서 쓸 수 있다는 점도 편하다.

아직은 사이판처럼 현지 정부가 지원을 해주진 않고 있는데, 11월부터는 달라질 방침이다. 괌관광청 박지훈 한국지사장은 "11월부터 한국 귀국 전 PCR 검사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부산에서도 괌으로 취항하는 항공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