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고용허가제 위반 알고도 묵인" 국감서 녹취 공개

윤경재 2021. 10. 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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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KBS는 지난 3월 밀양지역 일부 농장주들이 고용허가제를 어기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이집 저집 돌려가며 일을 시키는 행태를 보도해드렸는데요.

당시 고용노동부는 이런 불법 행위를 뻔히 알고도 묵인한 사실이 오늘 국감에서 드러났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3월 밀양의 한 비닐하우스 단지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농장주들이 필요할 때마다 이집 저집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계약한 사업장에서만 일할 수 있도록 한 고용허가제를 어긴 겁니다.

계약서에 적힌 휴식시간도 보장받기 어렵고, 거주 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습니다.

고용노동부의 부실한 관리·감독 탓에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의 지난 1월 밀양의 농장 현장 점검 당시 녹취가 국감에서 공개됐습니다.

[고용노동부 공무원/음성변조 : "여기 있으면서 혹시 거기 가서 일한 적이 있는지?"]

[외국인 노동자/음성변조 : "네, 한 적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인정했지만, 고용노동부 직원은 농장주에게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고용노동부 직원/음성변조 : "제3의 도망간 노동자가 신고한 거라. 우리는 사실은 이렇게 안 나오면 좋아. 우리는 그런 적 없습니다. 이러면 좋은데…. 이렇게 말이 나오니까 일단 오늘 못 본 거예요. 알았죠?"]

입단속까지 시킵니다.

[고용노동부 직원/음성변조 : "일단은 끝내고, 입단속 잘 시키고, 서로 좋아야…. 어디 이런 이야기 하지 말고…."]

이날 현장 점검을 받은 농장 6곳은 아무런 처분을 받지 않았습니다.

[윤미향/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 "일선의 관리·감독이 이 정도로 부실하고 엉망이라면 앞으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이 가당키나 한 일이겠습니까?"]

[강현철/부산고용노동청장 : "미비하게 업무를 처리한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관련해서 다른 사업장에 파견한 사실이 있었지만 저희가 그 부분에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윤 의원과 시민단체들은 이번 녹취에서 여러 불법 노동 행위와 인권 침해 정황이 드러났다며, 노동부의 전면 재조사를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영상편집:안진영/그래픽:백진영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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