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경찰 폭행' 장용준 구속됐지만.. 음주운전 혐의 빠져 특혜 논란 계속 [뉴스+]

박지원 2021. 10. 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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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24일 만에 음주 측정 거부 등 혐의로 구속
"만취 상태라 석방 조치" 불구 음주운전 혐의 미적용
"'윤창호2법' 적용 가중 처벌 필요" 목소리도
무면허 운전·경찰관 폭행 등 혐의로 입건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아들인 래퍼 장용준(노엘)씨가 지난달 30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상태로 운전을 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래퍼 장용준(21·활동명 노엘)씨에게 12일 구속됐다. 장씨는 이날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심문포기서를 제출했다. 법원은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영장에 적시된 죄명에 음주운전 혐의는 빠진 데다 소위 ‘윤창호2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148조2 위반 혐의도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특혜 논란은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사건 발생 24일 만에 구속… “죗값 달게 받겠다”

이날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심문포기서를 제출, 서면 심리로 그의 구속 여부가 결정됐다. 

장씨는 변호인을 통해 “많은 분께 정말 죄송하다. 잘못에 대한 죗값을 달게 받겠다”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영장실질심사는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인 그는 추석 연휴 직전 주말인 지난 9월18일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면허 없이 벤츠 차량을 몰다 다른 차와 접촉사고를 냈다. 이후 현장에 출동해 음주 측정 및 신원 확인을 요구한 경찰관의 머리를 들이받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사고 당시 장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 장씨는 지난 2019년 9월에도 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SBS '8뉴스' 캡처
경찰은 지난달 30일 장씨를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고 이튿날인 1일 음주 측정 거부, 공무집행방해, 무면허 운전, 도로교통법상 재물손괴 및 상해 등 5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장씨 변호인과 면담한 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에 음주운전 혐의는 적시되지 않았다.

◆음주운전 혐의·윤창호2법 적용 모두 안 돼… ‘힘 빠진 수사’ 지적

일각에서는 수사기관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데서 이미 ‘힘 빠진 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경찰은 앞서 사건 당일 장씨를 귀가조치 한 이유로 그가 만취 상태였다는 점을 들었던 바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에서는 현행범 체포가 이뤄졌다”며 “장씨가 당일 만취 상태로 조사가 불가능해 석방조치 후 어머니에게 신병을 인계했다“고 밝혔다.

장씨가 조사가 불가능할 정도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냈음을 경찰이 이미 시인한 셈이다.

경찰은 장씨가 술을 마시는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혈중알코올농도나 음주 시간 등이 확인되지 않아 결국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음주 측정에 불응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혈중알코올농도 0.2%를 넘는 만취 음주운전의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돼 음주 측정 거부보다 오히려 높은 처벌을 받게 된다. 

영장에 적시된 죄명에 ‘윤창호2법’으로 불리는 도로교통법 148조2가 적용되지 않은 데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은 음주운전과 음주측정불응을 가리지 않고 총 2회 위반이 있으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구속영장 청구 죄명에 윤창호2법이 적용되지 않은 듯 보여 이상했다”며 “장씨 사건의 경우 음주 수치가 입증되지 않더라도 음주운전과 음주 측정 불응 도합 2회 위반으로 윤창호2법 위반 혐의를 적시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어야 옳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 음주측정불응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 기존의 수사 및 재판 실무와는 거리가 있다”며 “향후 수사에서는 특혜 시비가 일지 않도록 수사와 기소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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