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보수·중도 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향신문]
보수교육계, 내년 선거 부산지역 자칭 후보들 토크쇼 등 진행
현직 교원이 ‘대리 발표’까지…시민단체 “불법 사전선거운동”
지난 선거 ‘진보 후보 단일화 성공’에 자극…수도권서도 추진
보수교육계가 내년 선거에서 보수·중도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1차 컷오프 여론조사를 추진하는 등 정당의 당내 경선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후보처럼 활동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보수교육계는 “선관위의 해석에 따라 진행하는 일”이라며 선거법 위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시민단체인 부산경남미래정책(미래정책)은 12일 “부산좋은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단일화추진위)가 추진 중인 ‘연내 단일화’는 사실상 사전선거운동”이라며 “선관위는 불법 단일화를 중단시키고, 관계자를 고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래정책은 이어 “(단일화추진위와 일부 인사들이) 단일화를 내세워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이라며 “단일화하려는 사람 중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현직 교원까지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부산지역 교육계 인사 6명은 지난달 15일 단일화추진위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자신들의 교육 정책을 발표했다. 행사는 유튜브로 중계됐다. 참석 인사들은 자신을 ‘후보’로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행사장에는 ‘부산 중도·보수교육감 후보 비대면 토크쇼’라고 쓴 현수막이 걸렸다.
미래정책은 토크쇼에서 6명 중 2명이 ‘대리 발표’한 것도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정책은 “선거운동이 가능한 자의 대리 발표는 합법이지만 현직 교원이 선거용 정책을 작성 후 대리인을 시켜 발표하는 것은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정책은 이어 “부산의 보수교육계가 이달 중 1차 컷오프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교육감 선거는 불법·편법 선거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로 행사를 시청한 한 시민은 “행사명을 ‘토크쇼’라고 했지만 ‘중도·보수 후보’라고 명시하고 신문사 강당을 빌려 유명인이 사회를 본 공약발표회”라며 “선거운동기간을 정한 선거법이 무색하다”고 말했다.
단일화추진위 측은 “중도·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과정은 선관위와 협의해 진행하고 있으며, 토크쇼 대리인 참석도 선관위를 통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입후보예정자가 자신의 신분을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라고 소개할 수 없다”면서 “단일화와 대리 발표 등은 구체적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위법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수도권에서도 전직 교육자 등으로 구성된 중도·보수교육감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도권지역 보수·중도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내세운 한국교육포럼, 교육감선거 자문 원로회의, 좋은교육감후보추대교육자연대 등의 단체가 결성됐다. 보수교육계가 일찌감치 단일화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 교육감선거에서 진보성향의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전체 17곳 중 14곳에서 당선되는 압승을 거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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