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사' 홍군 친구 "섬에서 안전관리자 없이 혼자 일하는 친구도 있어"

박민식 2021. 10. 12. 21: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남 여수 선착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홍정운(여수해양과학고3)군의 안타까운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숨진 홍정운군의 여수해양과학고 친구인 차은이양은 11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일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섬으로 가 일하는 게 힘들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실습 나가는 당일 날 알려줬다고 들었다"며 "또 다른 친구도 섬에 있는 것 같은데 안전관리해주시는 분 없이 시키는 대로 혼자 일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실습 도중 참변 홍정운군 학교 친구 차은이양
"섬으로 실습, 나가는 날 알기도" 열악한 환경 토로
"홍군 1학년 스킨스쿠버 교육 어려움 겪어 물 기피"
"취업 목적 실습에 무서워도 시키는 대로 했을 것"
11일 오후 전남 여수시 웅천동 웅천친수공원에 요트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여수의 한 특성화고교 3년 홍정운군의 빈소가 마련돼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홍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따기 위해 잠수를 하던 중 변을 당했다. 여수=연합뉴스

전남 여수 선착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홍정운(여수해양과학고3)군의 안타까운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그의 친구들 중에도 안전관리자 없이 섬에서 혼자 일하거나 섬으로 실습 간다는 사실을 당일에 통보받는 등 열악한 환경에 고통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숨진 홍정운군의 여수해양과학고 친구인 차은이양은 11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일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섬으로 가 일하는 게 힘들다고 하는데, 학교에서 실습 나가는 당일 날 알려줬다고 들었다"며 "또 다른 친구도 섬에 있는 것 같은데 안전관리해주시는 분 없이 시키는 대로 혼자 일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차양은 "고교 입학할 때부터 홍군과 친해져 서로 의지하는 친구가 됐다"고 밝히며 홍군이 얼마나 물을 무서워했는지도 상세히 밝혔다. 그는 "정운이는 수영을 아예 못 하는 건 아니었는데 1학년 때 스킨스쿠버 교육을 갔다가 물속에서 어려움이 생겨 그 자격증도 포기하고, 그 후로 물에 들어가는 걸 못 봤다"고 기억했다. 이어 "정운이가 속한 레저과의 경우 수영장 실습과 바다에 들어갈 때가 많은데도 정운이는 스킨스쿠버 교육 이후 물에 들어가는 실습은 다 참여하지 않았고, 정운이랑 친한 사람은 이 내용을 다 알 정도로 물에 들어가는 걸 꺼렸다"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안내 업무를 맡기로 했던 현장실습 표준협약서와 달리 홍군이 무서워하는 잠수 작업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운이가 너무 순하고 착한 데다 취업을 목적으로 나간 실습이라서 사장이 하라면 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홍군은 사장을 매우 믿었던 정황도 공개했다. 차양은 "현장실습 전에 '뭘 하면서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던 정운이가 사고 일주일 전에 '요트 관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면서 현장실습에 굉장히 열심히 참여했다"며 "소형선박 조종면허도 딴다고 하고, 곧 시험도 있는데 이렇게 가버린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정운이가 다른 친구에게는 '일이 너무 힘들다'고 투덜거리긴 했는데 정운이 말을 들어보면 사장을 믿는 것처럼 말했다고 친구가 전해줬다"며 "사장이 자격증도 따게 해준다고 하고 다른 자격증도 도와줄 것 같다며 사장님을 굉장히 믿었던 것 같은데 사장 때문에 그렇게 된 게 친구로서 너무 분하다"고 분노했다.


"정운이는 '자격증 취득 돕겠다'는 사장 믿었는데... 꼭 처벌받아야"

8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 친수공원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잠수를 하다 숨진 특성화고교 3학년 홍정운군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홍군은 지난 6일 오전 요트에서 현장실습을 하던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기 위해 잠수했다 변을 당했다. 여수=연합뉴스

또 "정운이가 털털하게 대화하는 동성 친구들한테서 '(정운이가 정해진 실습) 시간 외 (초과로 일) 했다'고 들었다"며 "너무나도 당연한 작은 것이 지켜지지 않아 죽음까지 정운이를 데려간 요트 사장님이 꼭 처벌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차양은 "저희는 이런 사건이 생겼으니까 취업을 위해 꼭 필요한 현장실습을 없애고 싶은 게 아니라 정당한 처우받으며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더욱더 철저하고 엄격하게 (관리하는) 제도가 생기길 바라는 것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홍군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밝힌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있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홍군의 사망 앞에 가슴이 내려앉은 모든 분들께 교육부 장관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방문도 약속했다.

교육부는 10일 전남도교육청과 공동조사단을 구성했으며, 고용노동부 및 시도교육청과 합동으로 전국 현장실습 실태조사에 나서고 보완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