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심석희, 국가대표 자격 문제도 논의"
[경향신문]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의 고의 충돌 시도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사실 관계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면서도 “국가대표 자격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 태권도진흥재단,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4개 기관에 대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기흥 체육회장에게 ‘심석희 논란’과 관련해 공식 질의했다.
정 의원은 심석희와 A코치가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메시지를 거론한 뒤 심석희가 최민정을 겨냥해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는 대목을 언급하며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선수들이 넘어지면서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는 심석희와 최민정이 부딪쳐 넘어지는 바람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에 이 회장이 “우리 선수들이 고의성을 가지고 그렇게 하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자, 정 의원은 “대화 내용에 고의충돌에 대한 말은 없지만 브래드버리를 만들자는 얘기가 곧 고의충돌을 뜻하는 거 아닌가”라고 다시 질문했다. 이 회장은 “충돌 행위에 대한 확인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 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조사팀을 구성해 고의충돌에 대한 진상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이 “(심석희의) 국가 대표 자격 문제까지 논의되겠네요”라고 하자 이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올해 대한민국체육상 경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심석희의 수상 여부를 묻자 이 회장은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면서도 “시상 여부 심사에 들어간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력 향상 연금 수혜 대상에서 심석희를 제외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 회장은 “조사를 거쳐 관련 사실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사안”라고 답했다.
한편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최민정에 대한 보호와 함께, 심석희 및 당시 국가대표팀 코치의 고의충돌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및 진위 여부 확인 등을 요구했다. 올댓스포츠는 “최근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평창올림픽 당시 심석희와 국가대표 코치의 대화 내용 및 실제 경기에서 일어난 행위를 엄중한 사항이라고 판단, 빙상경기연맹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 관리 및 운영 총괄의 책임이 있는 대한체육회에 11일 공문을 발송했다”며 “고의충돌 의혹 등을 비롯, 심석희와 해당 국가대표 코치와 관련된 의혹들을 낱낱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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