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대학]⑦ '고용절벽' 시대, 경남에서 희망 찾는 청년들

김소영 2021. 10. 1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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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지역에서 일할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키우기 위한 공유대학의 성공조건을 찾는 기획보도입니다.

공유대학 안에는 4년제 이공계열 전공 외에도 인문계열 학생들을 위한 '공동체 혁신' 전공과 고교생 대상 직업교육 프로그램이 운영 중인데요.

고용절벽의 시대,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안녕하세요. 저는 창원대 사회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대현입니다."]

["취업하는 게 시대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 있고 특히 문과 같은 경우에는 '문송합니다' 라는 유행어가 돌 정도로 되게 힘들어하잖아요. 저도 진로가 되게 막막했었어요."]

["많이 공무원을 준비하는 것 같아요. 안정적이니까,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내 삶을 통틀어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직업일까, 하는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창원대학교 학생 김대현 씨가 창원 도심의 한 공원에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자신이 사는 마을의 '문화 인프라'를 조사하는 과제입니다.

[“요즘 어르신들 모이는 거 좀 변화가 있을까요? 늘었다거나 줄었다거나?”]

공유대학 융합전공인 '공동체 혁신'을 수강하며 경남이라는 지역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마을 공동체 활동가나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퍼실리테이터'로 일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생겼습니다.

[김대현/창원대 사회학과 3학년/공유대학 ‘공동체 혁신’ 전공 : "USG 공유 대학을 하면서 알게 된 진로가 두 개가 있어요. 특히 지역의 여러 활동가 그것이 첫째고 두 번째로 퍼실리데이터라는 직업이 있더라고요. 활동가 같은 경우에는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이제 시민 단체나 중간 지원 조직들 이런 곳에서 이제 지역의 여러 문제를 발굴하고…."]

'공동체 혁신'은 공유대학 내 유일한 인문사회계열 융합전공으로, 사회과학과 인문학, 경영학 전공 학생들로 채워졌습니다.

지역 불균형과 청년 유출 등 지역 현안이 주된 연구 대상입니다.

이론 위주 학습을 넘어 리빙랩과 캡스톤 등의 실습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를 직접 해결할 역량을 길러 나갑니다.

[김주현/인제대학교 교수/공유대학 ‘공동체 혁신’ 강의 : "공동체나 마을을 복원하자고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우리 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잖아요. 새롭게 공동체 문제들을 해결하고 사람들이 좀 연대감도 가지고 우정을 좀 키우는 형태의 방법들을 모색해보는…."]

필수 과목인 '공동체 혁신 진로 모색' 시간, 지역 전문가나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직접 교류하며 다양한 직업군을 찾아 나갑니다.

이공계열 학생들보다 취업 문이 더 좁은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전공을 살릴 다양한 직종들을 소개하고 새로운 기회를 열어 주려는 겁니다.

[김주호/지역혁신플랫폼 스마트공동체 사업단 부단장 : "조금이라도 다양한 선택지를 보게 해주자, 도시 지역 센터라든가 기타 다른 중간 지원 조직에 들어가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실현할 수도 있습니다. 고민 끝에 똑같은 선택을 하더라도 이런 고민을 하지 않고 선택한 학생들과는 조금은 기회가 다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양플랜트 설계 강의가 한창입니다.

조선소에서 36년 넘게 일한 구조설계 엔지니어가 직접 강의합니다.

공유대학 내 고교-대학 연계 직업교육과정으로 5개 전문대학이 조선과 자동차 등 경남의 주력산업 인재를 양성합니다.

[김진우/양산고등학교 3학년 : "여기 오면서 실습이나 여러 가지 기술을 배우면서, 이제 여러 가지 취업 관련해서 어디 과로 가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용접과 CNC 선반 등 자격증 위주 기능 훈련을 넘어, 데이터와 AI 관련 지식을 갖춘 청년 명장을 양성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코딩과 3D프린팅, 드론 관련 커리큘럼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황아롬/거제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 "향후 자동화가 된다면 기계들로 대체되는 것은 계속 변화에 대한 손실이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생산 관련 기술들을 익히면서도 변화돼가고 있는 자동화 기술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는 그런 인력들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청년들이 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나고 자란 고향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든 공유대학.

공동체 혁신 전공과 청년 명장 양성 등의 직업교육이 공유대학의 성과로 이어지려면,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제도 개선 만큼이나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입니다.

[양승훈/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 "사내 하청으로 다른 옷을 입더라도 차별받지 않고 내가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전망들이 있을 때, 내가 조금 더 교육훈련에 참여하면 더 내 능력을 인정받아서 내 기술을 인정받아서 조금 더 나은 처우를 받을 수 있다 이런 거에 대한 신뢰를 지금 구축해야 하는 단계예요."]

고용 절벽과 수도권 쏠림 속에서 지난해만 만 8천 명의 청년이 경남을 떠났습니다.

4년제 대학 이공계 위주 취업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으로 돌파구를 찾아 나선 청년들의 도전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지원과 사회적 합의가 숙제로 남았습니다.

김소영 기자 (kantap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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