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작품에 내 지분있다.. '미린이'도 뛰어드는 아트테크

여다정 2021. 10. 1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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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서 미술품 재테크 열풍
스타트업 '테사' 등장해 접근성↑
몇 천원서 몇 만원으로 지분소유
투자 정보·작품 설명 꼼꼼히 제공
하나금융 등 서비스 플랫폼 오픈

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규제로 '영끌'까지 어려워지자 MZ세대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30세대는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 열풍으로 투자에 눈을 뜬 2030세대가 최근 적은 금액으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다른 투자처를 찾아 나섰다.

가장 최근 유행중인 것은 개인의 취향을 형성하면서 예술까지 향유할 수 있는 미술투자다. 그간 소소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던 미술투자는 최근 '아트테크'라는 이름으로 MZ세대에 녹아들었다.

아트테크는 예술을 뜻하는 Art와 재테크를 합성한 말로, 여러 사람이 적은 금액을 투자해 미술 작품의 소유권을 나누는 재테크다. 고가의 미술품 지분을 쪼개어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종의 '조각 투자'다. 여러 명이 한 미술품에 투자하고 이에 따른 소유권, 임대, 시세차익 등에 따른 수익을 지분만큼 나눠 가진다는 점에서 리츠투자와 유사하다.

아트테크에 접근성이 높아진 배경에는 미술품 공동 거래 플랫폼의 등장이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이 2019년 3월 설립된 아트테크 스타트업 'TESSA(테사)'다. 테사는 미술시장 전문 분석자료를 기반으로 세계에서 인정받은 블루칩 작품을 엄선해 소유권을 나눠 회원에게 판다. 회원은 몇 천원에서 몇 만원 정도면 지분 일부를 살 수 있다. 모든 거래는 블록체인 기술로 이뤄진다.

테사 앱에 접속하면 현재 판매 중이거나 마켓 거래 중인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판매 정보는 물론, 해당 작가의 평균 경매 거래 금액이나 경매 횟수 등의 투자 정보와 작품에 대한 설명도 상세하게 제공한다. 미술 투자 초급자인 '미린이(미술품+어린이)'를 위한 작품 투자 포인트 설명도 잊지 않았다.

11일 기준 판매중인 작품은 마르크 샤갈의 'La mariee or Les amoureux aux fleurs(신부와 꽃 속의 연인들)'다. 테사 공모 가격은 27억5000만원, 유사 작품 연평균 가치 상승률은 21.6~32.7%로 소개됐다. 전체 소유권 수량은 275만개로 1000원이면 소유권 한 개를 구매할 수 있다. 소유권은 전용 계좌에 현금을 입금하거나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결제 시에는 소유권 구매를 위한 분할 소유권 구매 계약서에 동의해야 한다. △구매의 대상에 관한 내용 △미술품 실물의 관리 운영 △분할소유관계의 해소에 관한 특약사항 △분할 소유권의 구매 취소 및 환불 등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구매한 작품에 대한 관리권한은 테사에셋에 위임되고, 미술품 매각에 대한 판단 결정 역시 테사에셋이 일임된다. 테사에셋은 작품의 소장 위치 및 관리 상태를 테사 서비스를 통해 공유한다.

테사는 지난 8월 기준 2만3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판매 완료된 작품에 대해 테사 회원끼리 미술품 소유권을 사고파는 공간인 마켓플레이스에서는 한 달에 1000여건 가량의 작품 지분이 거래된다. 테사는 지난 6월 25일 미국 스트릿 아티스트인 뱅크시 작품 'Choose Your Weapon(Bright Purple)'과 'Banksquiat(Grey)' 조각 투자 공모를 29분만에 완료한 바 있다.

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금융업계에서도 아트테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SK텔레콤과 합작해 설립한 금융 플랫폼 '핀크'가 대표적이다. 핀크는 지난 2019년 6월 아트테크 전문 플랫폼 아트투게더와 제휴해 아트 투자서비스를 오픈했다. 핀크는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투자서비스를 고민하다 아트 투자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핀크의 아트 투자 서비스는 국내 최대 미술 경매 회사인 서울옥션, 케이옥션, 오페라갤러리 등 권위 있는 전문 기업과 제휴해 엄선된 작품만을 제안하고 있다. 아트 상품의 지분을 구매한 이용자는 앱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전시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투자와 문화생활을 함께 누릴 수 있다. 핀크는 지난해 5월 세계적인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LOVE' 조각 투자 공모를 10분만에 완료한 바 있다.

아트테크 시장은 향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트테크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는 글로벌 미술품 온라인거래 시장은 201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5.42%를 기록하며 급성장했고, 올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9.5%, 91억4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TF(대체불가토큰) 시장의 성장 또한 아트테크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NFT를 통해 개별 가치를 지닌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어 예술품 및 가상수집품, 스포츠IP 등 디지털 콘텐츠의 자산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물이 없고 복제가 쉽다는 이유로 고유한 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디지털 예술품의 경우, NFT 기술로 원본과 소유권 개념을 생성하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전통적인 경매 회사들도 NFT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 3월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는 디지털 아티스트 Beeple(마이크윈켈만)의 NFT 예술품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가 6930만달러에 낙찰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진행된 NFT 미술품 경매에서 팝아티스트 마리킴 'Missing and Found'가 288이더리움에 판매됐다. 한화로 환산하면 6억원이다.

여다정기자 yeop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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