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버스 준공영제]④ 30년 만에 버스 노선 개편에도 '이용률 저조'..이유는?
[KBS 제주] [앵커]
버스 준공영제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30년 만에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했는데도 '무늬만' 간선·지선이었다는 소식, 지난주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노선 개편 과정을 살펴보니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중교통 개편을 1년 앞둔 시점,
제주도는 버스 이용객 1억 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오정훈/당시 교통관광기획단장 : "한 5년간만 열심히 하면 2020년까지 대중교통 이용객 1억 명 시대를 한번 해 보지 않겠느냐. 이런 것을 가져서 저희들이."]
5년이 지난 지금 한 해 버스 이용객은 5천만 명대로, '장밋빛 전망'의 절반 수준.
노선 버스 수송 분담률도 3년 연속 7%대로 제자리걸음입니다.
왜 이렇게 버스 이용률이 저조한 걸까?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대중교통 개편 실행 용역에서 용역진에서 처음 제안한 1차 개편안과 공청회 등을 거쳐 수정한 2차 개편안.
개편 전까지 각종 민원을 반영한 3차 개편안 등 검토했던 노선안은 모두 3가지.
그런데 노선안을 수정할수록 목적지까지 뱅뱅 돌아가는 노선 굴곡도는 커졌고, '비효율성'을 나타내는 노선의 중복도 역시 3차 개편안이 용역진에서 처음 제안한 계획보다 더 심해졌습니다.
간선-지선 체계의 핵심인 환승률은 3차 개편안이 1차 안보다 절반 넘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노선 개편안이 갈수록 후퇴한 이유를 대중교통 개편에 참여한 복수의 연구원에게 묻자 쏟아지는 민원 때문이었다는 공통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한 용역 연구원은 "제주도에 전달했던 노선안이 버스업계와 주민 민원으로 수정돼 결국, 기존 노선 가운데 80% 이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노선 체계는 정주 여건과 이용객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이를 최종적으로 반영했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무늬만 간선-지선 체계'에 머무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송규진/제주YMCA 사무총장/전 제주교통연구소장 : "굉장히 (마을 주민) 저항이 심합니다. 이걸 극복 못 해서 기존의 정류장을 다 활용 하다 보니 간선의 제대로 된 기능을 못 해버린 거죠."]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노선 조정 지침을 세워 관련 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손상훈/제주연구원 교통공학 분야 책임연구원 : "교통카드라든지, 예전에 비해 자료가 많아졌습니다. 자료가 많아진 만큼 그런 자료를 충분히 활용해서 조정이 이뤄진다면 좀 더 나아진 노선 체계가 구성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대중교통 개편 1년 기자회견에서 노선조정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쳤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그래픽:서경환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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