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어쩌나..'7만전자' 무너지자 코스피 2900도 위태

김정환,김혜순,신유경 2021. 10. 12.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공포 커지는 금융시장
韓銀, 겹악재에 금리 동결
원화값 장중 1200원 붕괴

◆ 흔들리는 금융시장 ◆

세계 인플레이션과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12일 주가와 달러당 원화값이 동반 급락했다. 주식·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 하락한 2916.38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약 10개월 만에 종가 기준 7만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3.5% 급락한 6만90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낙폭 역시 올해 들어 가장 컸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장중 1200원 밑으로 밀렸다. 달러당 원화값이 장중에 12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28일(1201.0원) 이후 처음이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대확산과 함께 1200원대로 하락한 후 7월 말까지 1200원대를 기록했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위험 등에 주식·외환시장 변동성이 부쩍 커지자 일단 금융 안정성에 방점을 찍으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물가가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나갈 것"이라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음달 25일 열릴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11월)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며 "수개월째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를 상회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8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실질 기준금리, 금융상황지수 등 지표로 본 금융 여건은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기는 어려운 만큼 금융 불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건전성 정책이나 주택 정책 등도 일관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환 기자 / 김혜순 기자 / 신유경 기자]

원화값, 코로나 초기 수준 추락…"약세 국면 연말까지 갈 것"

원화값 장중 1200원 급락

원자재發 전세계 물가 상승에
中경제둔화 불안감도 고조

결국 안전자산 달러에 돈 몰려
"원화값 당분간 1200~1210원
1210원 깨지면 가파른 하락"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은행]
달러당 원화값이 가파른 내림세(달러가치 상승)를 이어가며 '외환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1200원대를 장중 돌파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으로 불안심리가 증폭되고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지난해 2~7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달러당 원화값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대확산과 함께 1200원대로 하락, 7월 말까지 1200원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3월 20일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의 저점인 1296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1200선으로 가까이 갈수록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수출업체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될 수 있는 만큼 달러당 원화값 하락 속도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달러당 원화값 하락세를 반전시킬 만한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 위기와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도 불안 심리를 높이고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를 높이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도하는 것도 달러당 원화값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12일 달러당 원화값은 1200원 코앞에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2원 내린 달러당 119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중국 산시성에 폭우가 쏟아져 전력난을 악화시키고 중국 석탄 선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1200.4원까지 떨어졌던 달러당 원화값은 한국은행의 11월 기준금리 인상 예고 이후 점차 진정세를 되찾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는 동결했지만, 대내외 여건 변화 등을 짚어보고,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11월)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기준 금리 인상은 외국인 투자자 이탈 유인을 약화시키고 달러당 원화값에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당 원화값 1200선 돌파 후 하락 속도가 완화될 수 있겠지만 강달러 경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달러당 원화값이 1200~1210원 구간에서 시장과 당국 간의 치열한 줄다리기 국면이 예상된다. 1210원 선이 무너질 경우 원화값 하락 속도가 가파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다음 저점은 1210원을 예상한다"며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저점인데 당시 전 세계 인플레이션 이슈가 제기되는 등 지금과 경제적 환경이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최근 달러당 원화값 하락은 단기 '오버슈팅(일시적 요인에 따른 과도한 상승)'이 아니라 좀 더 길게 이어질 추세로 봐야 한다"며 "1200선을 뚫은 이상 1220원까지 환율이 오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연구원은 "달러당 원화값은 중국 경제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중국 전력난이 심각한 가운데 전력 수요가 가장 강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1200선 돌파 시 원자재 수입업체 등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외환당국이 개입해 환율 추가 상승을 저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정훈 연구위원은 "달러당 원화값 하락이 가팔라지면 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있을 것 같다"며 "오버슈팅 국면은 아니지만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그널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혜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