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고공행진에 글로벌 증시 약세, 삼전 10개월만에 6만원대
유가 고공 행진에 미국 증시가 하락하자, 우리나라 등 아시아 증시도 맥을 못 췄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35% 하락한 2916.38, 코스닥은 1.36% 떨어진 940.15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0.94%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는 1.43% 하락했다.
11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넘겼다는 소식에 다우평균(-0.72%)과 나스닥(-0.64%) 등 주요 지수들이 약세를 보였다. 경기가 부진한데 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을 촉발해 투자·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의 매파적(금리 인상) 입장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0.75%)에서 동결했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가면 다음 회의(11월)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3.5% 급락한 6만9000원으로 작년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6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633억원 순매도하는 등 코스피에서 824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판 대금을 달러로 바꾼 여파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4.2원 오른 1198.8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엔 환율이 1200원을 넘기도 했다.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28일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글로벌 시장 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1일 1.614%로 전거래일(1.605%)보다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다. 여기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우리나라 국채(3년물) 금리도 0.114%포인트 오른 1.815%로 2019년 3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외환·채권 등 금융시장의 트리플 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의 이벤트 일정을 볼 때 11월 초까지 불안한 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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