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낙엽 코스피 언제까지..환율 당분간 1200원선 넘나들 듯

정원식 기자 2021. 10. 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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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암울한 10월’이 이어지고 있다. 10월 들어 코스피 3000선이 6개월여만에 무너지며 2900선마저 위협받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200원을 넘어섰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 등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식시장의 조정 국면과 환율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5% 하락한 2916.38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으로 2900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36% 하락한 940.15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해 7월28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200선까지 올라갔다.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것은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연준·Fed)의 11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및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의 전력난과 헝다그룹 파산 위기 등 단기간에 해소하기 힘든 요인들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헝다 사태 등과 관련해 연휴 이후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증시 불안감이 지속됐고 국제유가도 80달러를 넘기면서 진정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기 측면에서도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 지속과 공급망 병목 현상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돼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장중 1200원을 건드리며 외국인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증시 조정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요인 가운데 하나인 에너지 가격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최근월물 가격이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80달러를 넘겼다. 겨울을 앞두고 있어 원유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주말 중국 최대 석탄 산지 중 하나인 산시성에 쏟아진 폭우로 탄광 60여곳이 폐쇄돼 중국 전력난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도 3.3% 급등했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의 부진도 연준의 테이퍼링 시간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9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0만명 증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교육업을 제외하면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고용지표가 2개월 연속 부진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9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고용보고서가 “괜찮은 수준”으로 나온다면 11월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시장은 현재 13일 발표 예정인 북미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 발표 예정인 미국 소매판매 지표를 지켜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하면서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영화 신한은행 연구원은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계속되면 당분간 1200원을 넘나드는 현상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오늘은 일단 전반적으로 신흥국 위주로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고 국내에선 금리 인상이 보류되며 환율이 튀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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