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尹에 총장퇴임 '명분' 조언했을 뿐..날짜 찍어주진 않아"

이보람 입력 2021. 10. 12. 16:43 수정 2021. 10. 12. 16: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멘토 논란'이 불거진 당사자 '천공스승'이 지난 11일 유튜브를 통해 윤 전 총장과 만났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jungbub2013' 캡처]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멘토’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천공스승’이 윤 전 총장에게 조언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검찰총장 사퇴 날짜를 지정해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천공스승은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정법0213(jungbub2013)’에 올라온 ‘윤석열 전 총장의 퇴임날짜를 천공스승님께서 정해주셨다는 논란’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과거 윤 전 총장을 만난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천공스승은 우선 자신이 윤 전 총장의 퇴임 날짜를 정해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가 만날 때이다 보니까, 그런 거를 걱정하고 있을 때”라며 “좌파·우파가 뭔가 싸우고 있으니까 어떻게 할지 지혜가 필요한 때여서 판단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건 했지만 어떻게 하라고 간섭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분이 지식인인데 내 말을 들을리도 없고, 그러나 내 의견은 어떤지 물은 적은 있다”며 “(윤 전 총장이) 물을 때 내가 조언을 해주긴 했지만 그걸 듣든, 안듣든, ‘이렇게 해라’(하고 지시한 것)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천공스승은 당시 윤 전 총장에게 총장 자리에서 물러날 ‘명분’을 고려해보라는 조언을 했을 뿐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당신이 총장 자리에 들어올 때도 명분이 있어야 되고 떠날 때도 명분을 찾아야 된다. 명분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조언을 해줬다”며 “‘내가 봤을 때는 그 명분이 만들어지고 있으니까 이 명분이 꽉 찼을 때는 여기서 버티지 말고 관두는 게 맞다’고 조언했고, 또 ‘그 자리에서 죽을지언정 명분없이 나오면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명분이 될 때도 여기(검찰)서 견디기 위해 날짜를 세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크게 힘들고 어려워진다면 내가 그 때 충격을 주면서 나올 수도 있어야 된다. 그런 용기가 필요한 것 아닌가. 그게 대장부 아닌가’라고 조언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천공스승은 재차 사퇴 날짜를 자신이 잡아준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적절한 명분을 두고 사퇴를 한 것과 이에 앞서 유명하지 않은 자신에게 조언을 구한 것을 높이 샀다고 평가했다.

천공스승은 “그 양반(윤 전 총장)이 누구를 만나려고 한다면, 메이커(유명인)를 못 만나서 나한테 묻겠냐”라며 “나는 쌩 비메이커다. 근데 나한테 그런 의견을 물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그걸 높게 봤다”고 했다.

이어 “그 명분을 잡아서 나온 걸로 나는 그렇게 봤으니까 잘했다 그렇게 보는 것”이라며 “뭐가 나빴다는 얘기냐. 바르게 알지도 못하고 프레임을 자꾸 씌우려고 드는데 그럼 결국 본인들이 다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패거리나 건달은 있어도 국민을 위해 사는 사람은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며 “그래도 윤 전 총장은 국민을 위해 자신이 희생하려고 드는 건 봤다. 물론 정치에 약한 부분은 있지만 그런 것들은 주위에서 채워주면 되고 이 양반 바르다면, 국민들은 그런 분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기가 찬 날짜에 퇴임했으니까 높이 평가를 한다”며 “다른 것은 공부하면 되지만 한 개, 한 개 할 때는 바르게 해야 한다. 그런 조언을 해준 것은 부끄럽게 생각 안 한다”고 덧붙였다.

천공스승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강의 영상을 올리고 있는 인물이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에게 천공스승과 지장스님, 이병환, 노병한 등을 언급하며 윤 후보에게 이들을 아냐고 질문했다.

윤 전 총장은 천공스승에 대해 “알기는 한다”면서도 ‘멘토’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과장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