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정상화 의지 재차 확인 "스태그플레이션까진 아니다"

이윤주 기자 2021. 10. 12. 16: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12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이 금리정상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각종 대외 변수에도 경기회복세가 견실하게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물가 상승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앞으로 방역조치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더 확대되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 및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짚어보고,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고 하면 다음 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적으로 공급망 차질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경기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일단 여파를 지켜본 뒤 다음 번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통위는 지난 8월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표현했던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이번달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바꿨다. 이 총재는 “점진적이라는 의미를 한 번 건너 뛰어 결정하는 것으로 도식화해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 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여전히 올해 4%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봤지만, 물가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웃돌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서비스 가격도 오름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하여 당분간 2%대 중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도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소비도 살아나는 점을 감안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생산차질 같은 공급측 요인이 경기회복세를 제약하고 물가상승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러한 현상들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국내의 경우에도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성장률 자체가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8월 금리인상 이후에도 여전히 금융여건이 완화적 수준이라는 점, 금융불균형 문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면서 금리 인상 의지를 밝혔다. 그는 “8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융여건은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어서, 긴축 전환이 아닌 완화정도를 소폭 조정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금융불균형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도 거시경제 여건에 맞춰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물가 상승세가 거세기 때문에 유동성 회수가 불가피하다”면서 “금융당국이 총량 규제를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는 예상 수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매파적이었다”면서 “한은의 정상화 의지를 보면 올 11월 이후 내년 1분기 중에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