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측 "심석희 고의충돌 여부 밝혀달라" 진상조사 촉구

이헌재 2021. 10. 12. 14: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석희와 국가대표팀 코치 간에 모의한 의혹이 있는 충돌사고에 대해서 고의성 여부를 철저히 밝혀 달라.”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팀 동료를 비하하고 고의 실격 등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같이 심석희가 비하한 대상 중 한 명인 최민정(23)이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최민정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12일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낸 공문을 통해 최민정에 대한 보호와 함께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 경기 때 벌어진 고의충돌 의혹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평창올림픽 당시 심석희와 국가대표 C코치의 대화에는 ‘브래드버리’, ‘여자 브래드버리를 만들자’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 올림픽 당시 남자 쇼트트랙 1000m에서 선두를 달리던 선수들이 단체로 엉켜 넘어지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딴 선수다. 이후 빙상계에서 ‘브래드버리’는 고의 충돌을 의미하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에서도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해 넘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이 종목 최강자로 군림하던 최민정은 물론 심석희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구동회 올댓스포츠 대표는 “당시 최민정은 유력했던 금메달을 어이없게 놓쳤을 뿐만 아니라, 그 충돌로 인해 무릎인대를 다쳐 보호대를 착용하고 절뚝거리며 걸을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었다”며 “심석희와 C코치가 ‘브래드버리 만들자’라는 얘기를 반복했으며 실제 경기에서도 이 상황이 현실로 벌어졌다. 만약 이게 고의였다면 승부조작을 넘어 최민정에게 위해를 가한 범죄행위라고 볼 수 있어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에 진상파악 및 면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또 “심석희는 2018년 2월 13일에 국가대표팀 C코치와 나눈 대화에서 최민정이 500m 경기를 치르는 것과 관련하여 중국 선수를 응원했다.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 선수로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심석희는 하루 전인 11일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기사를 접하고 충격 받았을 김아랑 선수, 최민정 선수,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사과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민정과의 충돌에 대해서는 절대 고의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저와 최민정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한다. 그 과정에서 안타까운 충돌이 생겼다”라며 “추후 전문가들의 진상조사 등이 이루어져 이에 관한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2022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면서 함께 국가대표가 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심석희는 일단 다른 선수들과 분리 조치된 상태다. 21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명단에서도 제외되면서 베이징 올림픽 출전도 불투명해졌다.

이 문제는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정청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태권도진흥재단,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4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 심석희 논란을 공식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현재 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라며 “경기력향상 연금 수혜 대상에서 심석희를 제외하는 문제는 조사를 거쳐 관련 사실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사안”라고 답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