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김정은 "남, 반북 태도 안 버리면 용납 안 해".. 당근도 던진 북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어제(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라는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북한에서 '국방발전전람회'라는 행사는 처음 있는 행사인데, 공개된 사진들을 보니 ICBM, SLBM 등 북한이 최근 개발한 전략무기들이 총망라돼 전시됐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대규모 열병식에 못지 않은 일대 국력시위"라고 한 데에서 보듯, 신무기 전시를 통해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군사행동에 시비 걸지 마라' 요구
김 총비서는 남한의 군비증강을 비난했습니다. 스텔스전투기와 고고도무인정찰기, 각종 첨단무기 도입을 지적하면서, 미사일 사거리 제한이 풀린 이후 미사일 능력 향상과 점수함 능력 향상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비난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남한의 무력증강보다 더 위험한 것은 "군비현대화 명분과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라면서, 북한의 무기시험에 대해 무력도발이니 위협이니 지칭하면서 남한이 반북 목소리를 "솔선 선창"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남한의 이런 태도가 반북 적대감의 집중적인 표현이라면서, 남한의 태도에 큰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계속 우리(북한)의 자위적 권리까지 훼손시키려고 할 경우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행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군사행동에 시비 거는 행동을 할 경우 대남 위협 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런 한편으로 김 총비서는 남한에 대해 유화적인 메시지도 보냈습니다.
"남조선(남한)이 한사코 우리(북한)를 걸고 들지만 않는다면, 우리(북한)의 주권행사까지 건드리지 않는다면 장담하건대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것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북한)는 남조선(남한)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고,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남조선(남한)은 우리(북한) 무장력이 상대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 북한의 상대는 미국이며 남한은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김 총비서는 "우리(북한)가 말하는 전쟁억제력과 남조선(남한)이 말하는 대북억지력은 어휘와 뜻과 본질에서 다른 개념"이라고 밝혔는데, 북한의 군비증강은 외부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고 남한의 군비증강은 북한을 적대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억지 주장입니다. 또, "우리(북한)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남한)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라고 했는데, 주적이나 전쟁은 어차피 상대를 상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묘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에 부정적 인식…대화 여지도 열어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면서, "미국은 아직까지도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써 지역의 긴장을 산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정세불안정은 미국이라는 근원 때문에 쉽게 해소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군사력 증강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게 던진 기회와 부담
김 총비서는 이번 연설에서 남한의 '반북 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뜻도 밝혔는데, 머지않아 다시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안정식 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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