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대체공휴일, 안전하게 즐겼습니다

2021. 10. 1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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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생각지도 못한 대체공휴일이 많아졌다. 토요일과 겹쳐 ‘빨간날’에서 사라질 뻔했던 한글날이 지난 7월 ‘공휴일에 관한 법률(공휴일법)’이 제정되면서 11일에도 쉴 수 있었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때도 대체공휴일이 적용되는 걸까. 정답부터 말하면 적용되지 않는다.

개정된 대체공휴일 확대 법령에 따라 지난 8월 4일부터 그동안 전체 공휴일 15일 중 설날과 추석 연휴, 어린이날에만 적용되던 대체공휴일이 3.1절, 광복절, 한글날 등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을 제외한 모든 공휴일에도 새롭게 적용됐다. 

개정된 대체공휴일로 달라진 점은 뭐가 있을까. 지난 2018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관공서에서만 의무 적용되던 공휴일이 지난해 1월부터 상시 300인 이상 민간 기업에만 유급휴일로 의무화됐다. 올해 8월부터는 30인 이상 기업으로 대상이 확대됐으며, 5인~29인 기업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지난 7월 공휴일법 제정으로 10월 4일과 11일이 대체공휴일이 됐다.


두 번의 대체공휴일로 황금 연휴기간이 되버린 10월임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한 달 넘게 2000명대를 유지하고 있어 정부는 외출 및 이동 자제를 당부했다. 나 또한 대체공휴일에 보다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집콕 관광을 택했다.

부산에 사는 한지훈(45·가명) 씨도 안전한 연휴를 위해 산림청에서 주관하는 온택트 숲여행을 선택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그는 “확진자 증가로 안전하게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며 “평소 가고 싶었던 제주도 숲을 배경으로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숲케스트라를 들으며 치유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는 숲케스트라는 시원한 계곡과 산골짜기 숲속을 배경으로 ‘제주도 푸른 밤’ 노래 등을 칼림바 연주로 들을 수 있는 힐링 음악회다. 간접적이지만 숲을 체험하며 맑고 깊은 선율을 체험할 수 있어 가을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산림청 유튜브에서 칼림바와 함께 숲을 즐길 수 있는 숲케스트라도 마련돼 있다.


대구에 사는 김주희(37) 씨도 랜선 가을축제를 즐기기로 했다. 서울에 사는 가족들과도 거리를 두고 있다는 그는 “부모님께서 국립고궁박물관의 ‘안녕, 모란’ 전시회를 추천해주셨다”며 “지저귀는 새소리와 함께 형형색색의 꽃밭이 깔린 전시실을 배경으로 무용가들의 몸짓에 따라 활짝 피고 지는 영상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려한 색상의 꽃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의 안정감도 들고 조선시대 왕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호화로운 꽃송이와 묵직한 향 덕분에 모란은 ‘꽃 중의 왕’이라고 불린다. 조선왕실에서 모란을 사랑한 마음처럼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도 국민 모두의 안부를 물으며 평안한 안녕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는 따뜻한 전시회였다.

젊은 음악가와 청년 60여명이 모여 전통음악을 표현한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식도 지난 3일 유튜브로 즐길 수 있었다.(사진=전주세계소리축제위원회)


이처럼 대체공휴일 대세는 ‘집콕’이었다. 대체공휴일에 비소식이 있어 아이들과 거실 베란다 캠핑을 떠난 이지호(49) 씨도 가족들과 전주 여행을 추억하기 위해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식을 생중계로 즐겼다.

그는 “3년 전에 가을소풍으로 떠나 별을 바라보며 들었던 소리축제가 가을 밤만 되면 떠오를 만큼 우리 가족에게 큰 울림을 줬다”며 “직접 갈 수는 없지만 젊은 음악가와 춤꾼들이 전통음악과 열정적인 춤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20대의 나를 보는 것 같아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고즈넉한 가을에 빠질 수 없는 국악 공연도 방구석 1열에서 즐겨봤다. 지난해부터 국립극장에서 ‘오늘의 예술, 5분의 예술’을 통해 창극과 국악 등 다양한 전통 국악기에 관심을 갖게 된 나는 이번에는 국악살롱을 통해 국악 메들리 콘서트를 즐겼다.

국립창극단 단원들은 국악으로 듣는 K-팝이란 주제로 인기가수 아이유와 sg워너비, 쿨 등의 대표곡을 피리와 타악, 소금, 해금, 생황 등으로 편곡해 들려줬다. 신명나는 국악 소리에 몸을 맡길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흥겨운 콘서트였다.

가을에 빠질 수 없는 국악 공연도 국립극장이 마련한 국악콘서트로 즐길 수 있었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문화로 토닥토닥 위안을 받으니 대체공휴일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가을, 지친 마음과 답답함을 날려버리고 싶다면 안방에서 문화예술 공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ladyhana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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