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현대미술 완전정복, '아트인문학: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

이상규 2021. 10.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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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이돌 그룹 BTS의 리더 RM이 미술애호가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뿐 아니다. 젊은 인파가 미술전시장마다 가득 들어차는 현상이 말해주는 건 무얼까. 미술의 위상이 지난 시대와는 너무나 달라졌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우리 모두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로 던져 넣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속도가 점점 가속화되는 지금, 세계적 질서는 물론 개개인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압력이 밀려오고 있다.

이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독창성이 된다. 남다른 발상,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가 새로운 길을 열어가게 해주는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우리가 미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미술 중에서도 현대미술은 마치 전쟁터처럼 독창성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 장이다. 독창성의 사유를 배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교과서인 셈이다.

'아트인문학: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예리하게 파고든 책이다. 단순히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00여 년 간 새로운 미술이 탄생한 순간들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세잔, 피카소, 뒤샹, 폴록, 워홀, 백남준 등 위대한 창조자들의 독창적 사유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유럽 여행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한 '아트인문학 여행'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김태진 작가의 신작이다.

베스트셀러 '아트인문학: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 출간 이후 관심을 현대미술로 옮겨 4년 만에 선보인 책이다.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분량이 상당함에도 작가 특유의 매혹적 스토리텔링은 마치 소설을 읽는 듯 한달음에 읽어나가게 한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작가의 인문학적 통찰이 잘 녹아있다는 것이다. 예술가와 주요 작품 설명을 그저 나열하는 데 그치는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역사적 시야와 철학적 사유의 틀로 20세기 미술사를 재구조화함으로써 일독만으로도 미술 보는 안목을 현격히 키워준다.

이 책에는 '생성점'과 '경로선'의 개념이 등장한다. 생성점은 새로운 미술이 탄생한 25개의 순간이다. 이 점들은 자연스럽게 이어져 다섯 갈래의 선이 되는데, 이 선들이 바로 과거 미술을 허물어버린 과정이며 새로운 미술을 낳은 과정이다. 이러한 경로를 따라 생성점들을 밟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대미술의 얼개와 흐름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중간중간 20세기 주요 사건들과 철학적 사유가 이런 얼개와 흐름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정리해주는데 명쾌한 설명은 지적인 만족감을 불러일으킨다.

미술서인 이 책은 인문서로서의 깊이를 갖고 있으며 시대변화에 적응하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 맞춤형 자기계발서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와 싸우며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을 창조한 예술가들처럼 우리 역시 자기 인생의 기획자이자 실행자로서 일련의 프로젝트들을 과감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누구나 요제프 보이스의 이 한마디에 격한 공감과 진한 여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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