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서 사고예방 효과 큰데..단속카메라 절반 멈춘 이유
서울, 작년 3월 이후 스쿨존 카메라 운영률 20%
11일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아파트단지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지난해 11월 2살 아이가 숨진 교통사고가 난 뒤 약 한 달 만에 설치된 과속단속 카메라가 눈에 띄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안전을 강화한 일명 '민식이법' 시행 후 전국적으로 급증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과속단속카메라 중 하나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광주 북구을)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스쿨존 내 신규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검사·운영 현황’에 따르면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스쿨존에 설치된 단속 카메라는 총 4001대에 이른다.
“민식이법 이후 설치 카메라 중 54.1%만 운영”
스쿨존에 설치된 단속 카메라는 성능검사와 관리권 이관 등 절차가 뒤따라야 경찰이 과속·신호 위반 단속에 활용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면 도로교통공단이 ‘인수검사’를 거쳐 성능을 확인하고 운영·관리권을 경찰청으로 이관하는 방식이다.
부산·경남 90% 이상 운영…서울 20%로 최하위
전국 17개 특별시 및 광역시도 중 올해 7월까지 스쿨존 과속단속 카메라 정상운영 비율이 90%를 넘긴 곳은 경남(94.1%)과 부산(92.6%) 두 곳이다.
서울은 해당 기간에 설치된 586대 중 118대(20.1%)만 운영하면서 운영률이 전국 최하위였다. 서울시내 스쿨존 과속단속 카메라는 2019년까지 100대를 밑돌았지만 지난해에만 484대가 설치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국 스쿨존 내 단속 카메라 설치 확대로 인한 물량 증가로 검수와 이관이 밀린 것”이라며 “미운영 상태인 카메라도 꾸준히 설치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에 이어 제주는 64대 중 14대만 운영돼 운영률 21.9%를 기록했고, 전북은 331대 설치에 88대(26.6%)만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설치 급증…검사·관리권 이관 정체”
단속 카메라 인수검사와 운영·관리권 이관 절차가 지연되는 배경에는 ‘병목현상’이 있다. 과거에 비해 짧은 시간에 급격히 단속 카메라 설치가 늘어나면서 검사 등 절차에 병목현상이 생겨 운영에 5~6개월이 걸리고 있어서다.
광주경찰청의 경우 민식이법 시행부터 올해 7월까지 스쿨존에 123대의 단속 카메라를 설치에 65대(52.8%)가 운영됐다. 광주는 앞서 스쿨존 단속 카메라 설치 대수가 ▶2011년 2대 ▶2013년 2대 ▶2018년 6대 ▶2019년 38대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125대로 급증했다.
이형석 의원실은 “단속 카메라 운영·관리권이 이관되지 않으면 어디에 설치됐는지조차 경찰이 파악할 수도 없고 관리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력 부족·까다로운 절차도 한몫
검사를 맡은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의 경우 지난해 2인 1조로 된 3개 팀이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의 인수검사를 전담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시골 스쿨존에 설치된 단속 카메라의 인증검사를 하려면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검사에 필요한 차량 통행량도 부족해 충분한 검사 결과를 얻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운영률 낮아도 효과는 높아
전남은 지난해 8월까지 12건 발생했던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가 올해 같은 기간 7건으로 감소했다. 대전은 254대의 스쿨존 단속 카메라가 들어선 뒤 지난해 4~9월 15건에서 올해는 같은 기간 9건으로 줄었다.
“병목현상 해소 중…제도 개선·인력 확충해야”
올해 7월까지 운영률 하위권이었던 전북의 경우 7월 이후 인수 물량이 급증하면서 331대 중 165대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 광주의 경우 지난 9월까지 설치된 218대 중 155대를 실제 단속에 투입함으로써 지난 7월까지 52.8%였던 운영률을 71.1%로 끌어 올렸다.
이형석 의원은 “자치단체와 경찰청이 각각 추진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설치 사무를 지자체로 일원화하고 교통단속용 장비의 설치·관리 규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는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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