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위험한 챌린지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미국에서 10대 사이에 가장 뜨거운 소셜미디어는 단연 틱톡이다. 페이스북이 X세대, 인스타그램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면 틱톡은 Z세대의 놀이터다. 페이스북이 선거와 코로나19 관련한 가짜뉴스와 허위정보 확산으로 문제가 됐다면 틱톡은 아이들의 장난성 ‘챌린지’로 골치를 앓고 있다. 특정 행동을 하고 다음 주자를 지목해 같은 행동을 과제로 내주는 공익적 성격을 가졌던 챌린지가 틱톡에서는 단순히 장난이 확산되는 현실 속의 밈(meme)으로 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교 화장실 챌린지다. 화장지 걸이나 손건조기 등을 부수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 전역에서 이를 흉내 낸 기물 파손이 학교 등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퍼졌다. 이 행동으로 관심을 끄는 것이 경쟁이 되자 거울을 깨고 아예 변기까지 뜯어내는 극단적인 파괴 행위까지 일어나며 화장실을 폐쇄하고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현상금까지 내거는 일도 생겼다.

게다가 최근에는 교사들의 뺨을 때리는 폭행 영상이 바이럴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최대의 교원 노조인 전국교육협회(NEA)가 틱톡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공개서한을 보내며 이런 유행의 확산을 막을 것을 요구했다. 기업의 이익보다 공공의 안전을 우선시하라는 것이다.

물론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이런 콘텐트를 단속한다고 하지만, 최근 유출된 페이스북 파일에서 보듯 이 기업들은 콘텐트가 바이럴이 돼야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이렇게 공공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신을 규제하게 놔둔다고 과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