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박근혜 구속·직 사퇴도 정법 조언?" 尹 "총장 그만두란 분만 수백명"

한기호 2021. 10. 1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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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정법 어떻게 알았냐, 만났냐" 윤석열 "부인 통해 같이 만났다"
劉 '손바닥서 에너지 나와, 암환자 나아' 정법 어록 열거에..尹 "그분 영상만 1만건, 믿었겠냐"
김건희 수사-복지정책 놓고도 설전..尹, 원희룡과는 '가난' 질문공방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본경선에 진출한 원희룡(왼쪽 사진부터)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이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4강(强) 주자들이 11일 첫 합동토론회에서 맞붙은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유승민 전 의원이 이른바 '주술 논란' 공세를 거듭 폈다. '천공스승' '진정스승'을 자칭하는 도인(道人) 콘셉트의 유튜버 정법(正法)이 '멘토' 역할을 했느냐는 추궁에 윤 전 총장은 선을 그으면서도 부인 김건희씨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이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날 오후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3차 경선 호남권(전북·전남·광주) 합동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은 마지막 주도권 토론 중 윤 전 총장에게 "지난 토론이 끝나고 '정법은 미신이 아니다'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니 정법(강연 영상)을 한번 보시라'고 말해 몇개를 봤는데 무지 황당했다"며 "이 사람을 윤석열 후보는 어떻게 알게 됐느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과거에 어떤 분이 '유튜브에 재미있는 게 있다'고 했다"며 "부인한테 이야기를 해주는 분이 있다"고 답했다. 정법을 만났냐는 질문엔 "부인하고 같이 만났다"고 인정했다. 유 전 의원은 '만남 당시 정법을 뭐라고 불렀느냐'고도 물었는데, 윤 전 총장은 "'선생'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정법의 강연 영상 중 일부 미신적 요소가 담긴 발언을 들어 동조 여부를 캐묻기도 했다. 그는 "정법이란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내 손바닥이 빨간 이유는 손바닥에서 에너지가 나가기 때문인데, 암에 걸린 환자가 피를 토하고 암이 나았다' '김일성 3부자가 통일을 이뤄내고, 영웅 집안이 탄생해 노벨상을 받게 될 거다' '기독교에서 성령을 받들거나 무당한테 성령을 받들거나 똑같다' '정월 초하루 백두산에 내가 가면 칼바람이 멈추고 봄 날씨가 된다'"고 열거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이 분이 (유튜브에 영상으로) 올린 게 1만개가 된다. 그런 (황당한) 것들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걸 (전부) 제가 믿을 거라고 생각하시나. 26~27년을 법조계에서 생활했고 칼 같은 이성과 증거, 합리에 의해 업무를 했다"고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왜 이런 사람을 만나서 '내가 (윤석열의) 멘토' '지도자 수업을 했다'는 말이 나오게 하냐"고 꼬집었고, 윤 전 총장은 "제가 (어떤 분인지 잘) 모르니까 만났고, (정법이 윤 후보의 멘토라는) 그 말이 최보식 칼럼으로 나오자마자 '이건 아니다' 생각했고, 그 이후론 연락을 딱 끊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거듭 "황당한 사람이 (본인의 멘토를 했다고) 헛소리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재미로도 볼 수도 있는 것"이라며 "만날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면서 "제가 공인인데 저를 갖고 그런 얘기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또 유 전 의원은 "검찰총장을 그만 둘 때도 (정법의) 조언을 받았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할 때,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수사를 세게 할 것인가 말 것인가도 조언했나"라고 캐물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을 그만 두라고 한 사람은 수백명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저희가 조사 자체를 하지 못했다"며 맞받았다.

유 전 의원은 이어서 윤 전 총장의 부인 김씨를 대상으로 검찰이 재수사 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관련 "부인의 주가조작이 드러나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만약 드러난다면, 전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들(정권과 검찰)이 저의 정치 행로를 방해하기 위해 (죄를) 만들어내려고 1년6개월째 특수부를 동원해서 하는데…"라고 대답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박영수 특검과 윤석열(국정농단 의혹 특검팀 당시 수사팀장)이 적폐 수사한 건 다 잘한 거고, 지금 문재인 정부 검찰이 윤 전 총장의 부인·장모 주가 조작, 배임 사건 수사하는 건 정치적 수사냐"고 지적했고, 윤 전 총장은 "이건 전례가 없다. 대장동 수사팀보다 몇배 더 큰 걸로 해서 1년 6개월 동안 뭐가 안 나왔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오늘 한 칼럼에서 이재명-윤석열 의혹, 지금 수사해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이명박(전 대통령)의 다스' 꼴 난다고 썼다. 봤나"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해당 칼럼을 읽지 않았다면서도 "제가 26년 공직 생활을 하면서 돈을 피해 다닌 사람인데 무슨 그런 말을 하냐"며 반발했다.

복지 정책 설계 방향을 두고도 양측은 설전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이 "윤석열의 복지 정책은 뭔가"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어려운 사람에게 두툼하게 해주자'는 것과 복지라는 것을 '규모의 경제'나 '보편적 복지'로 할 만한 것들을 (현금지원이 아닌) '사회 서비스'로 해서 복지 자체에서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복지에서 무슨 규모의 경제냐"고 따져 물었다. 규모의 경제는 상품 생산규모를 늘릴수록 1단위당 생산비용이 줄어드는 현상을 가리키는 경제학적 개념이다. 이를 복지정책에 접목 시키려 한 윤 전 총장은 "(사회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하는 것보다 전체 국민이 다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하면…"이라고 설명하려 했다.

유 전 의원은 "현 정부에 대비해서 복지 수준을 올릴 거냐, 내릴 거냐, 동결할 거냐"며 "복지의 전반적 수준이 올라가나, 내려가나"라고 양자택일 식으로 묻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복지 지출을 체계화 효율화 하고 불필요한 기본소득 같은 걸 없애겠다"며 "비교가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원칙 없이 쓰니까"라고 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로부터는 '가난에 대한 철학'으로 검증 공세를 받았다. 원 전 지사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어린 시절 옷차림을 비교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과 관련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나"라고 질문했다.

흑백으로 인화된 이 지사의 옷차림보다 깔끔한 정복에 나비넥타이를 한 윤 전 총장의 모습이 컬러 사진으로 대비된 데 따른 입장을 물은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입은 옷은 교복이다. 나비넥타이는 졸업식 때 입은 교복이다"이라고 답했다.

이어 원 전 지사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가난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다"며 "평생을 살면서 스스로 가난해 본 경험이 있나"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아버지(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교직에 계셨기 때문에 (극히 가난하진 않았다)"면서도 "그렇다고 잘 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처럼 그렇게 가난하진 않았지만, 저희가 자랄 땐 나라가 어려워서 학교고 뭐고 도처에 가난한 친구들이 천지였다"고 했다. 원 전 지사가 "혹시 가난한 이들과 생계를 같이 한 적이 있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고시 공부할 때, 학교 다닐 때 생계를 같이 했다. 정말 가난한 친구와 생라면을 (먹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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