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必
- 2021. 10. 11. 22:52
채상우
문산 가는 국도변에 한참을 앉아 보도블록 사이마다
빼곡히 틀어박힌 잡풀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나비도 날지 않고 잠자리도 없다
도로 건너편 개망초들만 저쪽을 향해 자꾸 인사를 한다
만날 것이다 문득
우리 지금 처음 만난 것처럼 만났다가 헤어지듯이
빼곡히 틀어박힌 잡풀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나비도 날지 않고 잠자리도 없다
도로 건너편 개망초들만 저쪽을 향해 자꾸 인사를 한다
만날 것이다 문득
우리 지금 처음 만난 것처럼 만났다가 헤어지듯이
문산 가는 국도변 보도블록엔 잡풀이 빼곡합니다.
노란 꽃술에 하얀 꽃이 피어 있는 개망초는 잡풀과 함께
도로 이쪽과 건너편에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개망초는 너무 흔해서 잡초로 치부되는 천덕꾸러기 신세이지만,
나비와 벌과는 아주 친근한 사이입니다.
그런데 나비도 벌도 잠자리도 날지 않는데
개망초는 저쪽 북녘땅을 향해 자꾸 인사합니다.
임진강은 북에서부터 남으로 흐르면서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만납니다.
임진강처럼 남과 북이 만날 날이 오겠지요?
개망초 꽃말인 ‘화해’처럼 만발한 개망초 위로
나비도 벌도 잠자리도 날 뿐만이 아니라,
철조망이 걷히고 남녘과 북녘 사람들이
개망초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남과 북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박미산 시인, 그림=림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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