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대회 '대역전' 2승 임성재 "하늘이 정해준 듯"

김경호 선임기자 2021. 10. 1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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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정상

[경향신문]

임성재가 1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 서머린에서 열린 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최종 라운드 8번홀에서 티샷에 앞서 잔디를 날려 바람을 살피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 AFP연합뉴스
5연속 버디 쇼, 매슈 울프 눌러
PGA 투어 한국 선수 통산 20승
“50번째 대회 1승 이어…신기해”

“정말 신기하다. 50번 대회에서 1승, 100번째 대회에서 2승, 마치 하늘에서 결정해 준 우승 같다.”

임성재(23·사진)는 오직 골프만 아는 선수다. 대회 출전 아니면 훈련장에서 사는 ‘연습벌레’ 임성재는 모자를 벗으면 햇볕에 그을린 귀 아랫부분과 모자로 가려지는 윗부분의 얼굴 명암이 유독 뚜렷하게 드러난다.

임성재가 11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 서머린(파71·725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총상금 7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9언더파 62타를 쳐 최종합계 24언더파 260타를 기록, 매슈 울프(20언더파 264타·미국)를 4타 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었다. 데뷔 시즌이던 2019년 우승 없이 PGA 투어 신인왕에 오른 임성재는 지난해 3월 혼다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거둔 이후 1년7개월 만에, 그리고 2021~2022 시즌 두 번째 출전 대회 만에 통산 2승을 신고했다. 상금 126만달러(약 15억원)를 거머쥔 임성재는 시즌 상금 2위(130만2788달러), 페덱스컵 랭킹 2위에 올랐다. 세계랭킹도 21위로 8계단 점프했다. PGA 투어 한국선수 통산 20승이라는 의미도 컸다. 2002년 5월 최경주가 컴팩 클래식에서 한국인으로서 PGA 투어 첫 우승 역사를 쓴 이후 임성재가 20승 이정표를 세웠다.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중간에 5연속 버디 쇼가 포함된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2라운드에서 공동선두에 올랐다가 3라운드에서 주춤하며 3타 차 공동 6위로 밀려난 임성재는 최종 라운드에서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1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홀 90㎝ 옆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낚은 임성재는 4번·6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중간합계 18언더파로 공동선두에 올랐고, 7번홀(파4)에서 2m 남짓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1타 차 단독선두로 나섰다. 9번홀(파5)부터 13번홀(파5)까지는 환상적인 5연속 버디가 이어졌다. 9번홀에서 3번째 칩샷을 홀 옆에 세워 가볍게 버디를 추가한 임성재는 이후 13번홀까지 합계 24언더파를 만들고 5타 차로 멀찌감치 앞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챔피언조보다 두 홀 앞서 출발한 임성재가 18홀을 먼저 마친 뒤 4타 차 2위 매슈 울프의 17번홀(파3) 티샷이 그린에 떨어지면서 우승이 확정됐다. 울프의 역전 가능성이 사라지는 순간 임성재는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며 우승 축하인사를 받았다. 임성재는 자신의 노력에 하늘의 뜻을 더하며 감사했다. “신기하게도 PGA 투어 50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했는데, 두 번째 우승을 100번째 대회에서 했다”면서 “정말 이렇게 하늘에서 결정해 준 것 같다”며 기뻐했다.

부단히 노력했지만 두 번째 우승은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2020~2021)을 우승 없이 보내면서 조바심도 났다. 임성재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두 번째 우승하는 게 좀 힘들었다”며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려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매홀 집중하다 보니, 5홀 연속 버디를 한 줄도 몰랐다”는 임성재는 “시즌 1승 목표를 일찍 달성했으니 우선 다음주 후원사 대회를 잘하고 보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속 이어지는 더 CJ컵은 국내 기업 CJ가 주최하는 대회다. “후원사 대회에서 잘하고 싶은데 지난 3년은 아쉬웠다”는 임성재는 “새 코스에 왔으니 하루 푹 쉬고 화요일부터 코스를 파악하며 잘 준비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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