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사망 전 쓴 '용도 불분명 금액'..'상속재산'인지 체크해야 [권태우의 세무Talk]

[경향신문]

민용씨는 한 달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집안 전체가 큰 슬픔에 잠겼고 민용씨 또한 장례식을 치른 이후에도 한참 동안을 황망하게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집안의 장남으로서 아버지의 상속재산을 정리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 그는 정신을 추슬러야만 했다. 어머니와 두 여동생이 민용씨에게 모든 걸 위임한 상태여서 혼자서 아버지의 상속재산을 파악하고 상속절차를 진행하던 그는 상속세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보기로 했다.

Q. 아버지가 돌아가신 시점의 부동산 및 금융자산 등을 확인하는 중입니다. 그 밖에 체크해봐야 할 상속재산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A. 상속재산은 상속 시점에 재산가치가 있는 모든 물건과 권리를 포함하고 있으며 보험금, 신탁재산, 퇴직금 등도 상속재산으로 간주됩니다. 그 외에 상속개시일 전 처분·인출하거나 부담한 채무액의 용도가 불분명할 경우 상속재산으로 추정될 수 있으며 상속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과 5년 이내에 상속인 이외의 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 당시의 상속재산은 아니나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하게 됩니다.

Q.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쓰신 돈에 대한 사용처를 모를 경우 무조건 상속재산으로 추정한다는 말씀인지요?

A.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재산을 처분하거나 인출한 금액이 재산 종류별로 2억원 이상이거나 2년 이내에 5억원 이상인 경우로서 용도를 입증하지 못하는 금액이 재산별 총 사용금액의 20% 이상이거나 2억원 이상일 때 상속재산으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용처가 불분명한 금융기관 이외의 채무(사채) 등은 기간제한 없이 전액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Q. 재산 종류별로 용도 불분명 금액을 파악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요?

A. △현금, 예금 및 유가증권 △부동산 및 부동산에 관한 권리 △그 외의 기타재산을 각각 별도의 재산군으로 보아 각 재산별로 용도 불분명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상속개시 1년 전 부동산을 처분한 금액 5억원 중 3억원을 입금하고, 2억원은 사용처를 모르고, 입금했던 3억원도 인출한 상태라 가정한다면 부동산 처분금액 5억원과 예금 3억원은 별도로 용도 불분명 여부를 따지게 되는 것입니다.

Q. 상속개시 전 처분하거나 인출한 재산이 1년 이내 2억원 혹은 2년 이내 5억원이 되지 않으면 사용처가 불분명한 재산이라도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나요?

A. 해당 기간 내의 처분 등의 가액이 법정 기준가액에 미달하더라도 상속인 또는 상속인 이외의 자에게 사전 증여한 재산으로 확인될 경우에는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Q. 상속개시 2년 이전의 용도 불분명 인출액 등은 사전 증여 재산만 아니라면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면 되는 건지요? 그리고 2년 이내의 용도 불분명 금액 전액이 상속재산에 포함되는지요?

A. 네. 해당기간 이전의 용도 불분명 처분 등의 가액은 증여재산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1년 또는 2년 이내의 용도 불분명 금액이 기준금액 이상인 경우라도 미입증 금액에서 재산별 처분 등 금액의 20%와 2억원 중 적은 금액을 차감한 후의 금액이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 즉 용도 불분명 금액이 대략 10억원 이하인 경우 80% 정도가 상속재산에 포함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권태우 |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