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현대차'..선명해진 청사진
[경향신문]
취임 1주년 앞둔 정의선 회장
전동화·로보틱스·UAM 축 삼고
수소 비전 제시 등 체질개선 가속
안정적 성장…반도체 수급 ‘과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아버지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총수 자리에 앉은 지 오는 14일로 1년이 된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등 악재 속에서도 미래 모빌리티에 과감히 투자하면서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9월까지 505만여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3.1% 성장했다. 지난 2분기 현대차는 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하며 1조886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기아 역시 1조48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 대비 10배 증가했다. 정 회장 취임 후 1년간 현대차그룹 시가총액은 28.7%(30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정 회장은 자동차의 전동화 및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을 성장 핵심축으로 보고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아이오닉 5와 EV6, GV60를 각각 출시했다. 그룹은 중장기 전동화 계획도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2040년부터 국내에서 내연기관차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전동화 모델만 출시한다. 기아는 203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지난 6월 현대차그룹은 약 1조원을 투자해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정 회장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이었다. 최근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을 활용한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을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투입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독일 ‘IAA 모빌리티 2021’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의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오가는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UAM사업부 관계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고 그룹은 전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SK, 포스코, 한화, 롯데, GS 등 15개 기업이 함께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출범을 주도했다. 지난달 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을 알리는 행사에서 정 회장은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 회장에게는 숙제도 적지 않다. 당면과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대응이다. 현대차는 반도체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서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판매량이 감소했고,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22.3%나 줄었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온라인 판매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생산된 ‘캐스퍼’를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판매 중이지만, 노조 반발 때문에 다른 차종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
이 밖에 정 회장은 중국 시장 부진 탈출, 중고차 시장 진출,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이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해소하지 못한 4개의 순환출자 구조 문제도 풀어야 한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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