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 노동경제 분야 실증연구 이끌어"

고은결 2021. 10. 11.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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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올해 노벨 경제학상, 카드 등 美경제학자 3명 수상
"최저임금 노동시장 분석"…"계량 경제학에 한 획"
"노동·교육·경제학 분야에서 새로운 실증 결과 제시"
"양극화 심화 속 노동 소득·분배 다시 생각하는 기회"

[서울=뉴시스]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데이비드 카드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경제학 교수, 조슈아 D. 앵그리스트 MIT 교수, 귀도 W. 임벤스 스탠포드대 교수. (사진 = 노벨위원회 페이스북 생중계 캡처) 2021.10.11.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고은결 기자 =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앵그리스트, 귀도 임벤스는 1990년대 이후 실증 연구 분야를 이끌었으며 노동, 최저임금, 교육 등 주제에서 새로운 실증 결과들을 제시한 이들로 평가된다. 이들의 수상은 코로나19 이후 소득 불평등, 양극화가 깊어진 상황에서 노동 소득, 분배 문제에 대한 시사점을 던진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제53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앵그리스트, 귀도 임벤스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데이비드 카드는 캐나다의 노동 경제학자이자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경제학 교수다. 위원회는 노동 경제학에 그의 경험에 의한 공헌을 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카드는 국내에서도 노동경제학과 최저임금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의 노동경제학을 이끈 학계의 '스타'로 알려졌다. 가장 유명한 논문은 '최저임금과 고용: 뉴저지주와 펜실베니아주의 패스트푸드점 사례연구'다.

그는 1992년에 현재 사망한 앨런 크루거 프리스턴대 교수와 함께 뉴저지와 펜실베니아 식당에서 최저임금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실험은 통념에 도전해 새로운 분석과 추가적인 통찰력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반드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 교수의 최저임금 논문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당시 최저임금을 (시간당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올린 뉴저지 지역의 프랜차이즈 회사들에서 고용이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근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에서 최저임금 관련 연구를 하는 이들은 모두 카드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노동경제학을 공부한 이들은 모두 카드의 논문을 교과서처럼 읽었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공동수상자인 MIT 교수인 조슈아 D. 앵그리스트와 귀도 W. 임벤스에 대해서는 자연실험에서 인과관계 분석에 대한 방법론적인 공헌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통계학을 활용한 계량 경제학의 대가로 알려졌다.

송 교수는 "두 사람은 계량 경제학에 한 획을 그었다"며 "정부 정책의 효과성을 분석할 때 인과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연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임벤스 교수는 노동경제학자라기 보다는 계량 경제학자로 보는게 맞다"며 "정부에서 펼친 다양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이나 저소득층을 위한 여러 정책에 대한 효과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며 "이후 많은 연구들에 응용됐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도 "임벤스 교수는 계량·실증 분석과 관련된 연구 분야에서 탁월하다"라며 "앵그리스트 교수는 기본적으로 실증 분석을 통해 노동경제학을 연구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한요셉 KDI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 명의 학자는 1990년대 이후 실증연구 분야를 이끌었다"며 "노동 및 교육, 경제학 분야에서 이민, 최저임금, 불평등, 교육, 출산 등 다양한 논쟁적 주제에서 기존의 이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실증 결과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새로운 실증 방법론의 틀을 정립해서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 경제학자의 수상 배경에 대해 송 교수는 "아무래도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된 소득 불평등, 양극화가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지면서, 노동 소득과 분배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기회를 갖자는 측면에서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노벨위원회는 카드 교수에게 노벨경제학상의 상금 1000만 크로나(약 13억5000만원) 중 절반을 수여하고,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벤스 교수에게는 나머지를 절반씩 나눠주기로 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 선정을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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